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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새 북핵 진용 첫 협의… "공조는 부각, 내실은 불투명"

입력
2022.06.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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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에서 북핵수석대표 대면협의
북 핵실험 위협 속 안보 협력 강조 기회
'압박 카드' 부족하고 '한일 신경전' 여전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16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상견례를 겸한 첫 한미 북핵수석대표 유선협의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16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상견례를 겸한 첫 한미 북핵수석대표 유선협의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새 진용을 갖춘 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3일 첫 대면 협의를 한다. 한국의 정부 교체에 더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당면 현안이 많아 특히 주목도가 높다. 다만 공조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 이상의 실질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막을 묘책을 당장 마련하기가 힘든 데다, 3국 협력을 저해하는 한일갈등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ㆍ대양주국장은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일 방한했다. 3국 북핵대표가 한자리에 모이는 건 2월 미국 하와이 회동 후 4개월 만이다. 지난달 13일 취임한 김 본부장과의 대면도 처음이다. 외교부는 “북핵, 북한 문제 등 여러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된 논의는 새 정부 출범 후 한미ㆍ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3국 간 안보협력 의지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최대 관심사는 임박 징후가 뚜렷한 북한 핵실험이다. 한미일의 일치된 경고 메시지를 거듭 발신해 북한의 오판을 막고, 핵실험 강행 시 합동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의제에 올라 있다. 현재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인도적 위기에 지원 의사도 재차 표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회동에선 확장억제 공조 방안을 비롯해 유엔 및 한미일 차원의 대북 포위망이 두루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세 나라 외교장관은 지난달 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사흘 만에 공동 규탄성명을 내어 발빠른 공조 태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달 중 한미일 외교차관, 국방장관 등 각급 회담도 연쇄적으로 추진돼 3국의 대북 대응책을 정교화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알맹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은 북한을 비호하는 중국ㆍ러시아의 몽니 탓에 꽉 막혀 있고, 북한도 든든한 지원군을 방패 삼아 압박을 거들떠보기는커녕 인도적 지원 손짓마저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보리 제재의 대안으로 3국 독자 제재가 떠오르고 있지만, 이 역시 실효성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외교 소식통은 “북핵대표 협의에서 예상 밖의 압박 수단이 도출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일관계도 세 나라의 협력을 가로막는 난제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항공노선 재개가 논의되는 등 얼어붙었던 관계가 나아질 조짐이 엿보인다고는 하나, 일본의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실제 이날 후나코시 국장은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ㆍ태평양국장을 만나 지난달 28일부터 독도 인근에서 해양과학조사를 진행한 한국 측 처사에 항의하며 감정 싸움을 하기도 했다. 양국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화상회의도 했는데, 우리 입장을 들어보자는 정도여서 일본의 태도 변화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

여기에 한반도 위기를 군사력 강화의 구실로 삼으려는 일본의 노림수도 3국 공조의 중요한 방해 요인이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각급 한미일 회의가 열릴 때마다 일본은 연합 군사훈련 등 군사행동 논의를 내심 바랄 것”이라며 “새 정부가 우리에게 필요한 협력 수준으로 안보 관련 논의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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