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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킬러' 김태우도 당선…오세훈 낙선한 광진까지 잡은 국민의힘

입력
2022.06.02 10:40
수정
2022.06.0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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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 구청장 25곳 중 17곳 승리
민주당, 현역 중심 8곳으로 체면치레
16년 만에 국민의힘 우위 구도로 재편

제8회 지방선거 서울 구청장 선거 결과. 뉴시스

제8회 지방선거 서울 구청장 선거 결과. 뉴시스

국민의힘이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4년 전 더불어민주당에 당했던 '1대 24'의 참패를 설욕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구로구와 강서구, 광진구 등 민주당 텃밭 지역까지 휩쓸었다. 이로써 2006년 4회 지방선거 이후 16년 만에 국민의힘 우위로 서울 구청장 구도가 재편됐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 구청장 25곳 중 17곳에서 승리했다. 개표 초반 국민의힘은 조성명 강남구청장 당선인을 비롯해 전영수(서초구), 서강석(송파구) 박희영(용산구) 당선인만이 민주당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섰다. 하지만 개표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접전 지역으로 꼽혔던 정문헌(종로) 김길성(중구) 김경호(광진구) 이필형(동대문) 오언석(도봉구) 이성헌(서대문구) 박강수(마포구) 이기재(양천구) 김태우(강서구) 최호권(영등포구) 문헌일(구로구) 박일하(동작구) 이수희(강동구) 당선인이 민주당 후보들을 제치고 속속 승리를 확정하면서 승기를 굳혔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과거 한나라당이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25곳 전체를 휩쓸었던 이후 3번의 선거에서 민주당에 모두 20곳 이상을 내줬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전세를 역전시켰다.

구청장 당선인 중 김길성, 김경호, 박강수, 최호권, 이기재 당선인은 모두 민주당 소속 현역 구청장들을 꺾고 당선됐다. 특히 서울시 간부 출신인 김경호 당선인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낙선한 광진구에서 현역 구청장인 김선갑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돼 눈길을 끌었다. 강남 3구 외에 부동산 민심에 민감한 마용성(마포구ㆍ용산구ㆍ성동구)과 노도강(노원구ㆍ도봉구ㆍ강북구) 지역에서도 국민의힘이 3곳을 확보해 균형을 맞췄다. 특히 한강을 끼고 있는 자치구에서는 성동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재선의 국회의원 출신으로 체급을 낮춰 나란히 출사표를 던진 정문헌 종로구청장 당선인과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당선인도 막판까지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민주당 후보들을 꺾고 승리해 체면치레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강서구청장 당선인도 눈에 띈다. 김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조국 전 민정수석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2020년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강서을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승리를 통해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선 용산은 여성인 박희영 당선인이 승리해 25명 중 4명에 그친 여성 구청장 중 한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이기재 양천구청장 당선인은 서울 양천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최측근으로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구민들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되면서 민심의 변화 흐름이 감지됐고, 지난 3월 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대통령이 14곳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일찌감치 오 시장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들에게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 시장 역시 선거운동 기간 내내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 후보들 지원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반면 민주당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비롯해 류경기(중랑구), 이승로(성북구), 이순희(강북구), 오승록(노원구), 김미경(은평구), 유성훈(금천구), 박준희(관악구) 등 8명이 승리하는 데 그쳤다. 이 중 이순희 당선인을 제외한 7명이 현역 구청장이다. 주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현역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선전해 그나마 참패를 막았다는 분석이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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