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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서울교육감 지켰지만... '보수' 7곳 이상서 교육감 교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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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육감 선거는 '진보의 후퇴와 보수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2014년과 2018년 각각 13명, 14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던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반면, 보수 진영은 최소 7곳의 지역에서 '교육정권 교체'를 이끌어 내며 진보 진영과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진보 진영 입장에선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의 3선이 유력하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조희연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첫 '3선 서울시교육감'이 탄생하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일 0시 30분 현재(개표율 19.96%) 서울교육감 선거에선 진보 성향 조희연 후보가 40.69%로 보수 성향 박선영 후보(24.14%)에 크게 앞서 있다. 이어 조전혁(19.92%), 조영달(6.67%) 후보가 3, 4위다.
조 후보는 2014년 처음 서울교육 수장에 오른 뒤 2018년에는 박선영, 조영달 후보 간 보수 단일화가 무산되며 직선제 교육감으로는 최초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역시 같은 보수 성향인 박선영·조영달·조전혁 후보가 끝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보수 진영 표심이 갈린 탓에 조희연 후보가 어느 정도 반사 이익을 봤다는 분석이다. 단일화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보수 진영에서 불거질 전망이다.
투표 마감 직후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소 상황실로 나와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조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자 두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조 후보는 "질 높은 공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적극 이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어린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공교육이 무한책임을 지겠다"며 생애주기별 공약을 내놨다. 또 코로나19 이후 커진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를 실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조 후보의 당선으로 교육의 다양성 인정, 학력 강화 등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 정부와의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윤 대통령이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존치 정책을 두고 정부와 서울교육청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이 선전한 배경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진 선거라는 '정권 교체'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진보 교육감들이 8년간 독주하며 밀어붙인 자사고·외고 폐지, 혁신학교 확대에 따른 학력 저하 논란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학부모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것도 한 원인이란 해석이 나온다.
4년 전과 달리 보수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단일화에 성공했다는 점도 선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보수 진영은 이번에 7곳에서 단일화를 이뤘는데 이 중 4곳(경기·충북·제주·대구)에서 당선이 유력하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에서 사실상 단일화가 승패를 가르는 것에 대한 비판론도 커지고 있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후보 단일화 얘기만 거론되고 정작 정책은 뒷전으로 밀린다는 지적이다.
보수와 진보의 세력 균형에 따라 앞으로 교육 현장의 연쇄적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학생인권조례와 같은 대표적 진보 교육 정책들이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보수 후보들은 학생인권조례가 이념편향적인 데다 교권을 무너뜨리는 부정적 영향이 커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코로나19 기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크게 늘어난 데 따라 이른바 '일제고사'로 불리는 기초학력진단 전수평가가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감 선거 결과에 따라 오는 7월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의 향방도 관심이다.
국가교육위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향후 중·장기 교육정책을 구상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인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이 국가교육위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된다.
지난 8년간은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자리도 자연스럽게 진보 차지였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 전국 17개 시·도 중 과반에 해당하는 9곳을 거머쥐는 쪽에서 국가교육위 초대 위원을 배출하게 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초기 교육 정책의 주도권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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