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도 포함될까?' 생애 첫 주택, 곧 집값의 80% 대출

입력
2022.06.01 18: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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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완화 시작점, LTV 80% 이달 발표
투기지역, 조정지역보다 낮은 70% 상향 거론
①집값 상승 ②규제 무용지물 ③역차별 고려

금융위원회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 상향 방안을 이달 내 내놓을 예정이다. 부동산 규제 지역 내 LTV를 조정대상지역 80%, 투기지역 70%로 지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스1

금융위원회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 상향 방안을 이달 내 내놓을 예정이다. 부동산 규제 지역 내 LTV를 조정대상지역 80%, 투기지역 70%로 지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스1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집값의 80%까지 빌려주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가 서울·세종 등 부동산 투기지역은 비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부동산 규제 수준과 무관하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한꺼번에 80%로 높이면 안 그래도 과열된 투기지역 집값을 더 자극해서다. 부동산 규제를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현행 체계도 허물게 돼, LTV를 조정대상지역만 80%로 상향하고 투기지역은 70%까지 올리는 데 그칠 수 있다.

LTV 80% 상향, 투기지역 70%로 정할 수도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LTV 80% 완화 방안은 3분기 시행을 목표로 이달 내 나올 예정이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40%, 조정대상지역 50%인 부동산 규제 지역 LTV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를 포함한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에 한해 20%포인트를 더 얹어주고 있다.

이 우대 조항은 투기지역 9억 원 이하, 조정대상지역 8억 원 이하 집을 살 때 적용받는다. 또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범위는 부부합산 연소득 1억 원 미만으로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연소득 9,000만 원)보다 넓다.

윤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강조한 대출 규제 완화책 중 시작점 격인 LTV 80% 상향은 사는 지역과 무관하게 모든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적용되는 제도로 여겨졌다. 윤 대통령 측이 대선 공약에 이어 국정과제에도 생애 첫 주택 LTV 80%를 담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설계도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LTV 대폭 완화?…"부동산 규제 고려해야"

하지만 금융권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지역 LTV를 한데 묶어 80%로 높이긴 쉽지 않다고 본다. ①부동산 상승세가 가장 가팔라 투기지역으로 묶인 서울·세종·경기 일부 지역에서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경우 자칫 안정세인 집값이 들썩일 수 있어서다. 전국 부동산 가격의 기준점인 서울 집값이 오르면 다른 지역까지 연쇄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②지역에 따라 강도를 조절한 부동산 규제가 무용지물이 되는 면도 따져봐야 한다. 만약 LTV 80%를 일괄 도입하면 투기지역에서 대출 규제 완화처럼 세제·정비사업·전매제한 등 다른 부동산 규제를 조정대상지역 수준으로 풀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조정대상지역 주민보다 투기지역 주민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역차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LTV 80% 상향 시 일반 주택 구입자와 비교한 대출 우대 수준은 투기지역이 40%포인트로 조정대상지역(30%포인트)을 웃돌게 된다.

이에 정부 안팎에선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부동산 규제 지역 LTV를 30%포인트씩 높여 조정대상지역 80%, 투기지역 70%로 지정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LTV 80% 상향은 밀접하게 엮인 부동산 규제 지역을 고려해 설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LTV 완화는 금융권과 협의해 결론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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