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직장생활에 고민하는 MZ세대들을 위해 리더십컨설팅 전문가 한승희 대표가 전하는 아주 현실적인 꿀팁들.
미국에서 소비재 회사 마케팅팀에서 일할 때이다. 송년파티에 팀별 장기자랑 준비에 나는 우리 팀 대표를 맡게 되었다. 드디어 파티 날. 우리 팀이 최종 두 팀으로 뽑혔고, 관중들의 박수로 최종 1, 2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실망스럽게 2등. 난 대표로서 우리나라 어느 TV 쇼에서 본 것처럼 "한번 다시 겨루자"는 호기 부리는 주장을 했다. 다른 직원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1등 팀을 축하해 주며, 관중들의 의견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반응에 놀라고, 문화 충격으로 지금도 '왜 다른 팀이 우리보다 잘한 걸 인정을 안 했을까?' 하는 생각이 생생하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나보다 승진을 빨리 하거나 조직에서 주목받는 걸 보면, 다른 사람의 능력을 인정하기보다는 속상하고 샘 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나의 동기가 승진을 먼저 하는 경우, '저 사람은 일도 능력도 나하고 비슷한데 윗사람한테 잘 보여서 승진을 했어, 사내 정치를 잘해서 승진을 했어' 등의 생각이 들며, 동기의 승진을 인정하기 힘들다. 속상함이 심하면 이직을 하거나, 자기를 인정해 줄 것 같은 타 부서로 자리를 옮기기도 한다.
이직하거나 타 부서로 옮기면 내가 원하는 승진의 기회가 빨리 올까? 답은 "아니다"이다. 이직 후, 새 회사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다른 부서로 가면, 그곳의 기존 인력도 승진을 해야 하니, 기존 승진 대상자와 경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건, 동기가 승진을 한 이유와 내가 승진이 안 된 이유를 빨리 파악해 인정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다. 상사와 인사부서를 통해, 이에 더해 나를 잘 아는 직장 선배, 동료들로부터 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라도 인정해야 내가 개선할 점도 보이게 된다. 나에 대한 평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평가도 바뀔 수가 없고, 나에 대한 생각을 바뀌게 하려면, 그런 생각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정을 해야 개선점도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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