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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세훈 "시의회 3분의 2만 이기게 해달라"... 자신감 속 '쌍끌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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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정도 되면 한 번씩 바꿔주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유세에서 같은 당 소속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후보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덕열 현 구청장이 2010년 이후 내리 3선을 한 동대문구에서 지방권력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오 후보는 이후 이 후보와 함께 인근 경동시장 곳곳을 훑으며 상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약 10분간 이어진 시장 유세에서 선거 운동원들은 "오세훈, 이필형"을 외치며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6·1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오 후보는 본인의 선거운동만큼이나 시의회·구청장 선거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4·2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 후보는 지난 1년여 임기 동안 25개 자치구와 시의회 권력의 90% 이상 차지한 민주당의 공고한 벽에 막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최초 4선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지방권력 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는 배경이다. 국민의힘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장 선거를 '우세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오 후보를 구청장·시의회 선거에서도 최대한 활용하는 '쌍끌이' 전략을 펴고 있다.
실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오 후보의 동선을 살펴보면 이 같은 전략은 두드러진다. 오 후보는 이 기간 구청장 선거 격전지로 꼽히는 광진(8회)·서대문(6회)·마포(5회)·동대문(4회)·중랑(4회)·성동(3회) 등을 수차례 방문했다. 오 후보는 이날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유세에서 지역 주민들을 향해 "제가 매일 광진구에 나타나는 이유를 짐작하실 것"이라며 김경호 국민의힘 광진구청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28일) 성동구 서울숲 유세에서도 "시의회 3분의 2 정도만 우리 당이 되면 정말 좋겠다"고 외쳤다.
동선으로 본 오 후보의 전략은 산토끼(중도·부동층) 공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난 11일간 오 후보의 유세 일정(78회)을 권역별로 살펴보니,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이 많은 동북권(노원·도봉·강북 등)과 서남권(금천·관악·강서 등) 일정이 각각 30회(38.5%), 23회(29.5%)였다. 두 권역은 지난 3·9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앞선 곳이다. 반면 국민의힘의 전통적 텃밭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 일정은 6회(7.7%)에 그쳤다. 전통적 지지층에 호소하기보다는 '험지' 공략을 통해 외연 확장에 집중한 셈이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오 후보가 전면에 내건 '약자와의 동행' 기조를 동선으로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①안심소득(생계) ②고품질 임대주택(주거) ③서울런(저소득층 학생 대상 유명 학원강사 온라인 강의 무료 제공) ④공공의료 확대 등 '취약계층 보호 4종 세트'를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해당 공약이 가장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지역이 동북·서남권이라는 설명이다.
오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방문한 관악구(4회 방문)는 저소득층이 많고 1인 가구 비율(2020년 기준 51.9%)이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강서구(4회 방문) 역시 저소득층이 많고, 가구수 대비 공공임대주택비율(2020년 기준 14%)이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지역이다.
오 후보는 28일 강서구 까치산역 유세에서는 "임대주택 평수도 넓히고 기자재도 더 좋은 걸 써서 임대주택 사는 분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서와 관악구는 유권자 수가 50만 명 안팎에 달하는 메가 선거구이자 오 후보의 선거 콘셉트와 맞아 집중 공략 지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동북권의 중랑, 강북 등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자치구도 오 후보가 4회씩 찾았다. 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콘셉트, 험지 여부, 구청장·시의원 선거 격전지 등을 고려해 유세 동선을 짜고 있다"며 "남은 이틀간에도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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