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칭찬이 윤 대통령 계속 바꾼다"... 여성·비서울대 특허청장 발탁

입력
2022.05.29 20:00
5면
구독

변리사 출신 이인실 여성발명협회장 내정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서오륙남(서울대 출신 50·60대 남자) 편중 내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인사 기준을 바꾸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일까.

윤 대통령은 29일 차관급인 특허청장에 이인실(61)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을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부산대 출신의 첫 변리사이자 한국의 세 번째 여성 변리사다. 지식재산 분야 관련 실무와 이론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제변리사연맹 한국협회장 등을 지냈다. 대통령실은 "이 내정자는 치열한 국제 특허 전쟁에서 국익을 지키는 일을 수행했을 뿐 아니라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실현하기 위해 20년 이상 여성단체 활동에 참여했다"며 "고정관념을 깨고 입지전적 성공을 거둬 특허청을 이끌 적임자"라고 했다.

이 내정자는 ①비(非)서울대 출신에 ②여성 전문가이다. 윤 대통령이 선호해온 정통 관료 출신도 아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를 할 때마다 여성이 배제되고 서울대 중심으로 정부 인사가 이뤄진다는 지적을 윤 대통령이 아프게 받아들였다"며 "세상을 넓게 보고 인재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내각에 여성이 적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윤 대통령은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차관급)에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 학장 등 3명을 한꺼번에 지명했다.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국무총리·장관을 포함한 1기 내각 국무위원 19명 중 11명(57.8%)이 서울대 졸업자로 편중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자, 윤 대통령이 이번엔 '성별 균형'과 '출신 대학 균형'을 함께 고려한 셈이다.

윤 대통령이 서울과 영남 편중 인사 기조도 바로잡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 안배 등 여러 가지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尹 인사 패러다임, 앞으로도 변하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인사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지적을 받으면 조정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소통 원칙에 맞다고 본다"며 "(여성 추가 발탁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좋으니 (윤 대통령이) 기뻐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언론과 민심이) 칭찬해 주면 윤 대통령이 계속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장 등 추가 인선 과정에서도 여성, 비서울대, 지역 출신 등이 우선순위로 검토될 전망이다. 다만 '서오륙남'에 쏠린 무게추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차관급 인사 42명 중 여성은 3명에 불과했는데, 이 내정자가 임명되면 겨우 1명이 더 늘어난다.

김지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