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만나자" 윤호중 "朴 얘기 안 할래"... 민주 투톱 내홍 격화

입력
2022.05.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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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오대근 기자


'86그룹 용퇴론' 등을 두고 갈라진 더불어민주당의 두 비상대책위원장 간 신경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앞서 박 위원장은 27일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과 충분한 협의 없이 대국민 사과 회견을 한 데 대해 사과하는 글을 올렸으나, 그로부터 5시간 반만에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거부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이에 민주당 관계자들은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장 자리를 제안하고 세대교체를 약속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응수하는 등 투톱 간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박지현 "혁신위원장 요구한 적 없다"

박 위원장은 28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진행된 현장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오후 3시까지 (윤 위원장에게) 회동하자고 말했고, 이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저는 만날 의향이 있고 일단 제안했기에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윤 위원장에게 당 혁신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자리를) 달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하고 있어도 혁신이 어려운데, 혁신위원장 자리를 만든다 해도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혁신위원장을) 해달라 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윤 위원장은 이날 충청권 현장 유세 중 전날 갈등을 빚은 박 위원장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언급을 피했다. 윤 위원장은 '박지현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냐'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안 하면 안 될까요"라고 했다. '오늘 두 사람이 만나서 (갈등을) 해결하냐'는 질문에도 "답을 안 하고 싶다"고 했다.

윤호중 "여성·청년에 기회 문 열어주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당은 지난 대선 결과에 반성과 쇄신을 해왔고, 이번 지방선거에 4년 전보다 1.5배 늘어난 숫자인 여성 후보 33%와 청년 후보 19%를 공천했다"며 "그만큼 우리 당은 여성과 청년에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당을 혁신적이고 '젊은 당'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나갈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박 위원장과도 이견이 없고, 선거가 끝나면 적절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청년 공천 확대 등을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박 위원장의 고강도 쇄신 주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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