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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저격수'였던 김승희 후보자, 보건정책 보수화 이끌까

입력
2022.05.27 18:5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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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출신 1차관과 재정건전화 추진할 듯
약사 출신으로 의료계와 관계 맺기 등은 우려

2019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자신의 대통령 건강 발언과 관련한 감사 파행에 대해 각 당 간사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자신의 대통령 건강 발언과 관련한 감사 파행에 대해 각 당 간사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승희 후보자는 20대 국회의원 시절 '문재인 케어' 비판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장관으로 임명되면 이전 정책을 대대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27일 그간 발언과 전문가들 평가를 종합해보면, 건강보험은 보장성 강화보다는 재정 안정성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연금개혁을 수행하는 데는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강성 우파 성향… 보장성 확대보다 재정 안정성 추구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강한 우파 성향을 보였다.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이 보장성 강화를 내세운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는 당론을 채택했다지만, 보건복지위 간사까지 맡으며 당내 보건복지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김 후보자는 앞장서서 문재인 케어를 비판했다. 무책임한 재정지출로 건보 재정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치매안심센터 확대에도 "혈세 낭비"라며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보건복지 정책 전반에 있어서 보장 확대보다는 재정 안정에 방점이 찍힐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는 후보자 개인 성향을 떠나서 코로나19로 건보 재정에 착시현상이 생긴 만큼, 현 시점에 재정 안정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건보 지출 감소가 정상화되면 당장 재정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며 "건보 재정 안정화는 현 정부의 필연적 과제"라고 말했다.

꼼꼼한 학구파… 새로운 시각으로 연금개혁엔 적임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가장 큰 책무로 꼽히는 연금개혁은 김 후보자가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김 후보자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한 인사는 "김 후보자는 학구파 성향이 강해 꼼꼼하고 세심하며, 습득력이 매우 빠르다"며 "보건복지위원을 지내면서 복지부의 정책과 예산 등에 밝은 점을 살려 기재부 출신의 1차관과 함께 복지부 관료의 시각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보건 분야에서 가장 속도를 낼 정책으로는 빅데이터일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재임 시 식약처, 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이어지는 빅데이터가 서로 연계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부가 과학방역의 일환으로 빅데이터 활용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정무적 역량은 '글쎄'… 간호법 갈등 봉합이 첫 과제 될 것

반면 강성·보수 기질 때문에 정무적 협치가 필요한 갈등 상황 해결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의사들은 의사 출신이 장관이 되길 바랐을 텐데, 의사와 견원지간으로 꼽히는 약사 출신이 후보자로 지명돼 불안할 것"이라며 "간호법 제정안을 둘러싼 의료계 갈등이 김 후보자에겐 정무적 역량을 시험받는 첫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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