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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정치인" vs "같잖아서"...대구시장 토론회 홍준표·한민정 격돌

입력
2022.05.27 06:00
수정
2022.05.27 06:42

26일 오후 11시 대구시장 후보토론회 열려
홍준표 향해 한민정은 공세, 서재헌은 맞장구 모드
대구경북 행정통합에는 모두 신중론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는 홍 후보만 부정적

정의당 한민정(왼쪽부터) 후보와 민주당 서재헌 후보,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26일 오후 11시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정의당 한민정(왼쪽부터) 후보와 민주당 서재헌 후보,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26일 오후 11시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대구시장 후보자 TV토론회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와 정의당 한민정 후보가 정치인의 자질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와 홍 후보는 사사건건 부딪히는 양당 구도와는 달리 상당 부분 공감대와 웃음까지 보이면서 상대 후보 검증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오후 11시부터 80여 분간 진행된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한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홍 후보는 정치적인 위기마다 경남, 대구로 옮겨 다녔다"며 "경남도지사 시절 업적으로 자랑했던 채무제로도 영유아보육료 등 법적으로 써야하는 예산은 올리지 않고 빚을 갚겠다면서 무상급식도 중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구의 경제가 어려운데 긴축재정을 한다고 아이들 밥그릇 빼앗고 아픈 사람 내쫓을 것이냐"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에 홍 후보는 "혼자 그렇게 주장하면 답변할 게 없다"며 "어이없는 말이라서 답변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한 후보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한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한 말은 지키지 않고 행정인으로서는 실정이었다"며 "못됐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후보야 말로 정말 못된 정치인이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홍 후보는 "같잖아서 답변하지 않겠다"라며 응수했다. 한 후보가 "상대후보에게 같잖다는 건 심한 게 아닌가"라고 하자 홍 후보는 "거참 어이가 없는, 이런 토론은 처음"이라고 미간을 찌푸렸다.

반면 서 후보는 '홍준표 후보님! 어디계십니까?' 등 문구가 쓰인 피켓까지 준비해 토론회에 나섰지만 취수원 문제와 주치의제도 도입 등에서 홍 후보와 사실상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정의당 한민정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홍 후보가 "원수보다 댐을 사용하는게 시민들에게 더 좋지 않나"라고 하자 서 후보는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맞장구를 쳤다. 홍 후보는 "공부 많이하셨네"라며 서 후보를 칭찬하기도 했다. 공항문제를 두고도 홍 후보가 "공항의 물류기능이 더 중요하죠"라는 말에 서 후보는 "(물류기능도) 함께 가야죠"라고 화답, 사회자가 "크로스 토킹을 하지말라"고 지적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서 후보가 언급한 주치의 제도를 두고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서 후보가 "의사와 환자를 일대일로 매칭해 주기적으로 몸상태를 체크, 확인해 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라며 "순간순간 주치의 제도로 건강을 챙기면 세금도 줄일 수 있다"라고 한데 대한 답이었다. 서 후보와 홍 후보는 부동산 문제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연착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제2의료원 설립에 대해서는 홍 후보만 부정적인 답변을 보였다. 서 후보는 "대구의료원과 대학병원 6곳 등 병원 7곳이 모두 한쪽에 몰려있다"며 "동구, 수성구, 북구 일부에는 병원이 없다"며 지역 간 형평성도 건립의 근거로 삼았다. 한 후보도 "공공의료원은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는 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제2의료원 건립을 공약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현재 모든 병원서 공공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셈"이라며 "시정을 인수한 뒤 대구지역 병원의 병상수와 수요를 검토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노동자들을 악의적으로 왜곡해서 희생양을 삼았다"는 한 후보의 비판에 대해서는 "진주의료원이 의료원 기능을 상실했고, 강성노조의 놀이터에 불과해서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모두 경제나 문화 협력이 우선이라며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서 후보는 "행정통합은 수단일 뿐”이라며 "수도권과 부울경 메가시티와 경쟁할 수 있도록 경제통합이 먼저"라고 말했다. 홍 후보도 "공무원 수와 산하기관을 줄이는 게 가능한가"라며 "안동에 8,000억 원을 들여 지은 도청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한 후보도 "행정통합을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하나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본소득당 신원호 대구시장 후보가 27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자 대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기본소득당 신원호 대구시장 후보가 27일 열린 대구시장 후보자 대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이밖에 청년유출 문제는 일자리 창출 등으로 대동소이한 의견을 내비쳤지만 복지지원책을 두고도 홍 후보만 "복지 철학의 기본이 서민복지"라며 선별복지를 내세웠다. 대구의 산업구조개선 방안을 두고는 서 후보는 청년경쟁력 강화, 홍 후보는 통합신공항 인근 첨단산업 유치, 한 후보는 친환경미래산업을 제안했다.

한편 토론회에 배제돼 별도로 사회자와 일대일 대담을 벌인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도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시기상조", 제2의료원은 "조속히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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