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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먹어도 배 고픈 아이…'프라더-윌리 증후군' 때문?

입력
2022.05.26 20:10
수정
2022.05.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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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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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가 먹는 것에 집착해 비만이나 당뇨병에 노출된다면 ‘프라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키가 자라지 않는 등 발달 지연과 식욕이 과도해지는 섭식 장애 등을 특징으로 하는 유전 질환이다. 1956년 프라더ㆍ레브라트ㆍ윌리에 의해 처음 보고됐으며 출생아 1만~1만5,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작은 키ㆍ비만ㆍ과도한 식욕ㆍ근긴장저하증ㆍ생식선저하증ㆍ지적장애 등이 주증상이다.

출생 후 2세까지는 주로 근긴장저하증·빠는 힘 저하가 나타나고, 2~6세에서는 근긴장저하증·발달 지연이, 6~12세는 발달 지연·과도한 식욕··비만 등이 생길 수 있다. 13세가 넘으면 지적 장애(IQ 60~70), 행동 장애, 과도한 식욕, 비만, 생식선저하증 등이 나타난다. 또 사춘기가 늦게 오거나 없을 수 있다.

장대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학유전·희귀질환센터장)는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발달 지연, 섭식 장애, 다양한 내분비 장애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희소 질환”이라며 “먹는 것에 집착하고 고도 비만을 동반한 저신장이라면 이를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프라더-윌리 증후군 원인은 크게 3가지다. 15번 염색체의 미세 결실로 나타나는 결손형이 60~70%를 차지한다. 뒤를 이어 이염색체성(Uniparental disomyㆍUPD), 즉 부모에게서 각각 한 개씩 받아야 할 15번 염색체를 어머니에게서만 받은 경우(20~30%)다. 나머지는 아주 드물지만 아버지에게서 받은 15번 염색체의 각인(imprinting)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 나타난다.

진단은 3가지 유전적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DNA 메틸레이션(methylation) 분석법으로 99% 확진할 수 있다.

치료법은 아쉽게도 따로 없지만 초기에 치료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ㆍ치료가 중요하다. 성장호르몬 치료, 발달 재활 치료, 영양 상담이 필수적이다.

프라더-윌리 증후군은 과도한 식욕을 억제하는 식이 관리가 중요하다. 심하면 냉장고 등에 자물쇠를 채우는 등 어린 자녀가 음식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장대현 교수는 “프라더-윌리 증후군을 잘 알지 못해 제때 진단을 받아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생아 때부터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를 받으면 정상 어린이와 별 차이 없이 자랄 수 있기에 체계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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