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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1번 후보가 누구시더라" vs 김병관 "철새 정치인은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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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대박이다. 연예인 보는 것 같아!" 점심시간이 한창인 25일 낮 12시 30분.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등장하자 판교 테크노밸리 주변 음식점 앞은 일순 팬미팅장으로 변했다. 안 후보의 명함은 다름 아닌 붉은색 국민의힘 선거점퍼와 얼굴. 시민들이 먼저 알아보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안 후보는 익숙한 듯 ‘브이(V)’,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며 웃어 보였다. 식사 후 사무실 복귀를 서두르던 직장인들도 인파에 둘러싸인 안 후보를 배경으로 ‘인증 셀카’를 찍었다. 지방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시·도의원 후보들이 안 후보 일정마다 동행하는 이유를 알 만했다.
안 후보의 '전국구 인지도'에 맞선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전략은 '찾아가는 유세'다. 김 후보는 이날 서현역→판교동 경로당→운중동 아파트단지→야탑역을 단출한 인원으로 훑으며 명함 3,000여 장을 돌렸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반복되는 와중에 이따금 '20대 국회의원 김병관'을 기억하는 지역주민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아파트 장터에서 만난 한 주민이 "당시 일을 열심히 해서 좋아했다"고 격려하자, 김 후보는 "이번에도 한번 만들어 주십시오"라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 그 역시 선거구 내 판교에 있는 게임업체 웹젠 대표이사 출신으로,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전문가다.
안 후보는 성남 분당갑을 넘어 수도권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선거운동 중간 진행된 현장 인터뷰에서 그는 새 정부 출범 후 첫 전국선거에서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도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지역구 주민을 만난 뒤 경기 화성과 오산으로 넘어가 국민의힘 시장후보 유세차에 올랐다.
견제 화살은 지역구 경쟁자가 아닌 대권 경쟁자에게 겨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려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다"면서 "성남 분당갑에서 1번 후보가 누구죠"라며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여당 프리미엄'을 안고 선거를 뛰는 소감이 어떤가.
"든든함보다 책임감을 느낀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시절 새 정부 시대정신과 국정과제를 정리했다. 지방선거 압승만이 여소야대를 극복하고 개혁 동력을 얻는 방법이라 판단해 선수로 나섰다. 지금도 ‘수도권 선대위원장’과 같은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지원을 요청하는 지역엔 다 가겠다."
-민주당에선 ‘철새 정치인’이라고 한다.
"저는 (안랩 창설자로서) 지금의 판교를 만든 사람 중 한 명으로 연고가 확실하다. 철새라는 말은 가당치 않다.”
-대선주자급 인사가 너무 쉬운 승부를 택한 것 아닌가.
"분당갑은 20대 총선 때 민주당이 당선된 곳이고, 직전 김은혜 의원도 1,000여 표 차로 겨우 이겼다. (성남시장 출신)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후보와 양자대결을 기대했는데 도망쳐서 참 아쉽다."
-경기지사 여권후보 단일화를 주장했다.
"단일화 경험자로 의견을 말했을 뿐이고, 최종 결심은 김은혜 후보가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여권 단일후보가 되면 지지층이 한쪽으로 결집할 수 있으니 박빙인 지금보다는 더 유리한 구도가 되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
-당선되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과제는?
"1기 신도시 특별법으로 주민들과 약속을 지키겠다. 정치개혁 차원에선 국회 윤리특위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내고 싶다. 인수위를 통해 새 정부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쌓았고, 야당 공동대표도 지내봐서 의원들을 잘 안다."
-차기 당권 도전도 열려있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세상을 바꾸는 실용주의적 접근방식을 가진 정당만이 국민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도 이 두 가지 점에선 굉장히 모자라다. 당이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김 후보는 ‘안철수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로선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거물급 상대와의 대결구도를 내심 반기는 기류도 있다. 그는 안 후보를 "철새 정치꾼" "구태 기득권" 등으로 규정짓고 선명하게 각을 세웠다.
대선에서 불거진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대해선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제겐 오히려 기회"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현장 인터뷰 일문일답.
-여론조사상 격차가 벌어지는데 현장 민심은 어떤가.
“박빙으로 본다. 17년 분당주민인 제가 재선됐으면 좋겠다고들 하신다. 안 후보는 연예인 같아서 처음엔 기대하지만 만나보면 지역사정도 잘 몰라 신뢰를 주지 못한다. 이번 선거는 이런 행태를 청산하는 정치개혁의 출발점이다."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지역 공약도 더 잘 실현하지 않겠나.
"그렇지 않다. 안 후보는 앞서 두 차례 국회의원 활동에서도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 이번에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분당에 출마한 것 아닌가. 지역을 잘 모르는 만큼 주민 한 분이라도 더 만나는 게 도리인데, 여론조사가 좀 잘 나온다고 인천도 가고 화성도 가는 건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
-계양을에 나선 이재명 후보도 ‘철새 정치인’ 아닌가.
"지역구 한 번 옮긴 것을 비판한 게 아니다. 안 후보는 지난 10년간 창당, 탈당, 합당을 거치는 행태를 반복했다. 반면 이 후보는 성남시장, 경기지사로 있다가 이번에 중앙정치로 무대를 옮기면서 인천을 지역구로 선택했다."
-민주당 후보로서 ‘대장동 의혹’이 부담스러울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도둑이 누구인지는 수사와 재판을 통해 밝히면 될 일이고, 주민들의 진짜 관심사는 학교나 교통 등 생활에 밀접한 문제들이다. 바로 옆 동네에 살면서 대장동에 자주 다녔던 제가 잘 해결할 수 있다."
-최근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호소문을 어떻게 봤나.
"박 위원장은 그런 이야기를 하라고 세운 분이다. 새겨들어야 될 부분이 많다. 핵심 지지층 없이 정치를 할 수는 없지만 팬덤에만 매몰되면 국민들로부터 괴리된다. 86 정치 세력이 가진 기득권도 분명히 있다. 당선되면 당 개혁에도 앞장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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