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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활용한 '수면무호흡증' 진단 기술 개발

입력
2022.05.2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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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정훈·조성우 교수팀 기술 개발
수면다원검사보다 시간·비용 부담 적고 정확도 높아

침대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두고 잠을 자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침대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두고 잠을 자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스마트폰을 활용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이에 따라 일반인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에서 편하게 잠자면서 호흡음을 측정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알 수 있게 됐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호흡이 일시적으로 멎거나 기도가 좁아져 호흡할 수 없는 수면장애 증상을 말한다. 극심한 피로감을 비롯해 두통ㆍ집중력 저하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장기간 방치하면 뇌졸중ㆍ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고 고혈압ㆍ당뇨병ㆍ협심증 등 심ㆍ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려면 병원에서 하룻밤 머물며 수면 중 호흡, 심장 상태, 산소 농도 같은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표준 수면 다원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 정도는 그날의 피로도, 식습관, 깊은 수면 비율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아 매일 달라진다. 따라서 검사 당일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낯선 환경에서 각종 장비를 부착하므로 수면에 방해될 때가 많다.

특히 환자의 시간 부담과 건강보험 적용 제한 등으로 표준 수면 다원 검사를 1회 이상 받기 어렵다. 이런 한계로 환자의 당일 컨디션에 따른 결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평소 수면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간편하고 정확한 검사법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이에 김정훈ㆍ조성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진단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표준 수면 다원 검사를 수행하는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환자 수면 도중 호흡음을 녹음해 수면무호흡증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는 2015~2019년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수면센터에서 검사를 받은 4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그 결과,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소리 데이터를 가공하는 최적의 설정을 찾아내며 정확도 82% 수준의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특히 스마트폰 내장 마이크는 대부분 ‘적응형 잡음 제거(adaptive noise cancellation)’로 소리 데이터의 특징적 요소를 추출하므로 수면 중 호흡음 녹음에 적합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고도화되면 표준 수면 다원 검사에 준하는 수면무호흡증 진단 검사를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성우 교수(논문 제1 저자)는 “수면무호흡증은 치료가 늦어지면 심ㆍ뇌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수면 다원 검사 접근성이 전보다 높아졌지만 비용이나 시간 부담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이번 진단 기술 개발로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고 했다.

김정훈 교수(교신 저자)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수면무호흡증을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근본 치료를 위한 체중 감량, 금주, 금연, 규칙적 운동과 수면 위생 등 생활 습관 개선을 실천하며 환자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지(JAMA Otolaryngology Head & Neck Surgery)’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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