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남성호르몬 수치 낮으면 빈혈 위험 2.4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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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의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으면 빈혈 위험성이 2.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준호 노원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유탁근, 강정윤, 최재덕, 정혁달 교수)이 건강검진을 받은 40~50대 남성 8,727명을 대상으로 빈혈과 남성호르몬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남성호르몬 평균 수치는 4~6ng/mL이다. 3.5ng/mL 이하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병적으로 낮은 것으로 간주하고, 성적 흥미 감소·우울감 등 증상이 있으면 남성 갱년기로 진단한다.

연구 결과, 남성호르몬 수치가 3.5ng/mL 이하인 갱년기 중년 남성 중 빈혈 환자(혈색소 13g/dL 이하)는 3%였다. 그러나 남성호르몬 수치가 3.5ng/mL 이상인 정상 남성 중 빈혈 환자는 1.2%로, 갱년기 수준으로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으면 빈혈 위험성이 2.4배 높았다.

이준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혈색소 13g/dL 이하 병적인 상태의 빈혈과 남성 갱년기 간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낸 의미 있는 연구"라며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혈색소 수치가 13g/dL 이하인 빈혈 진단을 받았다면 남성호르몬 측정으로 남성 갱년기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남성호르몬이 골수에 작용해 조혈 작용을 한다는 동물 실험 수준의 메커니즘 연구와 남성호르몬이 낮으면 혈색소가 낮아진다는 임상 연구는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혈색소 13g/dL 이상의 정상 범위에 속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그쳐 임상적 의미가 낮았다.

남성호르몬 저하를 예방하려면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남성호르몬은 새벽에 분비되므로 숙면이 중요하다. 생활 습관 개선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이 필요하다. 환자 상태에 따라 바르는 약, 코에 뿌리는 약, 주사제 등 맞춤 치료가 이뤄진다.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국제 학술지(American Journal of Human Biology) 지난 4월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