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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략자산·인권, 한미 '3연타'에도 北 침묵... 코로나 '급한 불'부터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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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핵’을 처음 명시한 한미의 초강수 대응 방침에도 북한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외려 조문 정치와 방역 지휘 등 내부 단속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확산세가 꺾였다고는 하나 언제 체제를 위협할지 모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탓이다. 한미가 예상보다 센 대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반격 논리를 가다듬을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확장억제 수단에 핵도 포함시킨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의 작전 구역을 한반도 밖으로 확대하고, 북한 도발시 미군의 전략자산을 총동원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북한의 인권침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입장 역시 냈다.
핵과 미 전략자산, 인권 등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3종 세트’를 하나의 성명에 모두 망라한 셈인데, 어찌된 일인지 북한의 공식 반응은 이틀이 지난 23일까지 전무하다. 이날도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한미정상회담 관련 소식은 거른 채 김 위원장의 후계자 수업을 맡았던 현철해의 발인식과 영결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노마스크’로 참석한 김 위원장은 현철해의 시신이 든 관을 직접 운구하고, 손수 유해에 흙을 얹는 등 극진한 예우를 표했다. 눈물을 훔치는 장면도 카메라에 잡혔다. 김정은 체제를 일군 1등 공신의 마지막을 함께하면서 북한 지도부의 결속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선전매체들도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방역 리더십 부각에 골몰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앞서 15일 평양 시내 약국을 시찰한 김 위원장의 현장지도를 다시 거론하며 “사랑하는 인민을 위해 자나 깨나 근심이 많은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도 북한에선 신규 발열 환자 16만7,650여 명이 나왔고, 누적 환자는 300만 명(281만4,380여 명)에 육박한다. 언제든 폭증세로 돌변할 수 있는 감염병 위협 앞에 어수선한 민심 다잡기가 급선무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북한이 마냥 침묵할 가능성은 낮다. 외무성은 고강도 무력시위에 앞서 한미를 겨냥한 간접 비난에 돌입했다. 연이틀 홍콩 행정장관 선거 미 민주주의진흥재단을 소재로 “주권침해와 내정간섭은 미국의 체질적인 악습”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날을 세운 것이다. 북한의 대외 노선과 도발 시점은 내달 상순 예고된 노동당 제8기 5차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도 한미정상회담 성명 내용을 분석하고 대응 논리를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대내문제에 집중하면서 비난 수위를 점차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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