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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김정은에게 전할 메시지는 "헬로"뿐... 계속 멀어지는 '대화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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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머문 기간 북한은 무력도발도 반응도 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공동성명에서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확장억제수단으로 ‘핵 방어능력’을 언급했는데도, 북한은 침묵했다. 확산일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자찬하는 보도에만 집중했다.
한미와 북측의 상반된 행보를 종합하면 남북ㆍ북미의 만남, 나아가 한반도의 대화국면 전환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지원 가능성을 묻자 “백신 제공을 제안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진실하고 진지해야” 만날 수 있다고 공언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진지하게 나올 가능성은 당연히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한국을 떠나기 전 ‘김 위원장에게 전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헬로(Hello)”라고 말한 뒤 잠시 뜸들이다가 “끝(Period)”이라고 했다. 북한에 공을 넘긴 만큼, 이제 북한이 응답할 차례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내내 ‘마이웨이’ 행보의 틀을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세도 둔화됐고, 의약품 등 중국의 지원 시스템도 자리 잡아 한미의 도움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21일 정치국 회의를 열고 “국가비상방역사업이 긍정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마스크를 벗고 줄담배를 피우는 여유까지 보였다. 전날 지도자 수업을 해준 현철해 원수의 빈소를 찾아서도 ‘노마스크’로 일관했다. 일주일 전(14일)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짓던 양형섭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빈소 방문 때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22일에도 북한 당국은 발열환자 18만 명이 새로 발생했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20만 명대 신규 환자가 나오던 지난주와 달리 확산세가 꺾였다고 확신하는 눈치다. “치명률이 0.003%에 불과하다”는 주장에서도 자신감이 느껴진다.
진실이 무엇이든 북한이 한미의 방역 지원이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자체 방역을 고집하고 있는 만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시험발사 등 고강도 도발 우려는 여전히 크다.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대북 강경 대응 수위가 ‘역대급’으로 평가되는 점으로 미뤄 조만간 지도부가 직접 공개 반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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