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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대나무 척추', 디스크로 오인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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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27)씨는 엉덩이에서 시작된 통증이 서서히 허리와 등 부위로 넓어지는 걸 느꼈다.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는데,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인 ‘강직성 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 진단을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2020년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2016년 4만64명에서 2020년 4만8,261명으로 4년 새 8,197명(20.5%)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4.8%였다. 전체 환자 중 남성 비율이 72.3%로 여성보다 훨씬 많았다.
강직성 척추염은 천골(薦骨ㆍ엉치뼈)과 장골(腸骨ㆍ엉덩이뼈) 사이에 위치한 ‘천장관절(薦腸關節ㆍsacroiliac joint)’ 부위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킨다.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에서 통증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조조 강직)이 나타난다. 움직이면 증상이 호전되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뻣뻣해지는 게 특징이다. 증상이 수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엉덩이 양쪽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밤에는 더 악화해 잠 깨기 일쑤다. 척추 변형과 강직이 생길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척추 변형과 강직 현상이 나타나면 몸을 앞이나 옆으로 구부리거나 뒤쪽으로 젖히기 어려워진다. 강직성 척추염을 관절 없이 하나의 긴 뼈처럼 이어진 모습을 빗대 ‘대나무 척추(bamboo spine)’라고 부른다.
척추 부위 염증 외에도 무릎·발목 부위의 말초 관절염과 눈 포도막염, 크론병ㆍ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조사한 결과(전국 26개 대학병원 10~70대 강직성 척추염 환자 1,012명),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정확히 진단받지 못하고 3년 정도 여러 진료과를 전전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허리나 엉덩이에 통증이 생기므로 허리디스크나 엉덩이관절염 등으로 오인해서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오인할 때가 많다”고 했다.
강직성 척추염 발병 원인은 유전 요인(HLA-B27), 살모넬라균ㆍ시겔라균 같은 세균 감염, 스트레스, 면역 반응(TNFα, IL-17)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HLA-B27 유전자와 관련이 깊다. 강직성 척추염은 10~20대 때부터 발병한다. 특히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2~3배 더 많다.
정혜민 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 90%가 HLA-B27 유전자 양성”이라며 “HLA-B27 유전자 양성인 사람 중 5% 미만에서 강직성 척추염이 발생하는데, 가족 중에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있고 본인이 HLA-B27 유전자 양성이면 발병 확률이 10~20%로 높아진다”고 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진단 시 ‘염증 요통’ 여부가 중요하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허리 통증과 함께 △40세 이전 발생 △서서히 발생 △운동 후 호전 △쉬어도 호전되지 않음 △밤 통증 중에서 4개 이상에 해당하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할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의 임상적 특징과 유전자 검사, 혈액검사, X선 촬영, 컴퓨터단층촬영(MRI) 등을 종합해 최종 진단한다.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비약물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비약물 치료는 금연과 운동이다. 흡연은 강직성 척추염 방사선학적 진행의 위험 인자다. 염증을 늘리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므로 강직성 척추염을 앓으면 금연이 필수다. 운동은 목·어깨·척추·엉덩이관절(고관절ㆍ股關節)·하체 등 전신 스트레칭과 유산소운동, 적절한 근력 운동이 권고된다.
약물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주로 사용한다. 말초 관절염이 동반되면 항류마티스 약을 쓸 수 있다. 먹는 약이 효과 없으면 염증 매개 물질을 차단하는 ‘항TNF 제제’ ‘IL-17 억제제’ 등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정혜민 교수는 “운동 치료는 통증과 강직을 줄이고, 올바른 자세와 관절 가동 범위 유지에 도움을 주므로 약물만큼 중요하다”며 “스트레칭과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하루 20~30분씩 하면 좋다”고 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외부 활동이 줄고 장시간 앉아 일할 때가 많아지면서 엉덩이ㆍ허리ㆍ등 부위 통증이 자주 나타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마련”이라며 “허리 통증은 진단이 늦으면 관절이 변형돼 치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에 젊은 나이에 이유 없이 3개월 이상 허리 통증이 지속되고, 쉬어도 호전되지 않으면 류마티스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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