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여성, 탄수화물 위주 식사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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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고령인은 김치ㆍ장아찌를 제외한 채소ㆍ과일 섭취를 늘려야 하고, 여성 고령인은 탄수화물 위주 식사에서 탈피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양성 고령인 모두에서 우유ㆍ유제품과 잡곡ㆍ과일을 지금보다 더 많이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상 안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4,247명(남 1,842명, 여 2,405명)을 대상으로 식생활평가지수를 산출한 결과다.

이번 연구 결과(우리나라 고령자의 식생활평가지수와 건강습관, 정신건강 및 영양섭취상태 관련성 분석: 2016∼2018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는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이 연구에서 우리나라 고령인의 식생활평가지수는 평균 67.5점이었다. 식생활평가지수는 식생활지침을 준수하는 정도를 점수화해 식생활의 질을 평가하는 것으로 만점은 100점이다.

식생활평가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점수가 50점 미만인 것은 우유ㆍ유제품 섭취(25.5점), 탄수화물 에너지 섭취 비율이었다.

이는 우리나라 고령인의 우유ㆍ유제품 섭취가 부족하고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고령인은 잡곡 섭취, 생과일 섭취, 총 과일 섭취, 지방 에너지 섭취 비율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50∼60점)를 받았다.

여성 고령인의 식생활평가지수가 남성 고령인보다 높았다. 여성 고령인이 남성 고령인보다 높은 점수를 얻은 항목은 총 과일 섭취, 생과일 섭취, 김치ㆍ장아찌를 제외한 채소, 우유ㆍ유제품 섭취 등이었다.

남성 고령인이 여성 고령인보다 높은 점수를 얻은 항목은 잡곡, 총 채소, 탄수화물 에너지, 지방 에너지 섭취 비율 등이었다.

이혜상 교수는 이를 근거로 남성 고령인은 식사에서 김치ㆍ장아찌를 제외한 채소ㆍ과일 섭취를 늘려야 하고, 여성 고령인은 식사에서 탄수화물 위주 식사에서 탈피해 에너지 적정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성 고령인은 식생활평가지수 하위 그룹이 상위 그룹보다 비흡연자 대비 현재 흡연자 비율이 2.9배 높았다. 식생활평가지수 하위 그룹은 상위 그룹보다 근력 저하 비율이 1.4(남)∼1.9배(여)였다.

이혜상 교수는 "동(도시) 지역보다 읍·면(농촌) 지역 노인의 식생활에 문제가 더 많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식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우유ㆍ유제품, 과일 등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고령인의 식생활평가지수를 높이는 방법이란 것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