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갈등·자잿값 폭등...서울 상반기 분양 예정 물량 76% 급감

입력
2022.05.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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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 '둔촌주공'에서 4,786가구 증발

올해 초 서울에서 풀릴 것으로 예상된 상반기 분양물량이 이달 들어 76%나 감소했다. 열 채 중 두 채 꼴로 줄어든 셈이다.

20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 1월 당시 24개 단지 9,734가구였던 서울 상반기 예정 분양물량은 이날 기준 17개 단지 2,350가구로 쪼그라들었다. 역대 최대 규모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강동구 올림픽파크 애비뉴포레(둔촌주공 재건축) 4,786가구를 비롯해 △동대문구 이문3구역 1,067가구 △은평구 센트레빌 파크프레스티지 454가구 등의 분양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진 탓이다.

업계에선 분양물량의 80% 이상을 민간정비사업에 의존하는 서울 지역 주택공급 특성이 사업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본다.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사업주체인 조합과 시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마찰로 분양 일정이 지연되는 일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둔촌주공은 지난 2020년 HUG의 분양가 제한에 반발한 이후 시공사업단과 공사비 증액계약 체결에도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달 초유의 공사중단 사태를 맞았다. 윤석열 정부도 분양가상한제 손질을 공약했지만 주변 시세 자극 등 우려로 당장 개편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건설자재 수급까지 불안해지면서 건설 원자잿값이 급격하게 뛴 것도 문제다. 오는 7월 계약갱신청구권 주기가 도래하는 매물이 비싼 가격에 쏟아지면 전세시장의 수급 불안도 재점화할 수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분양시장이 정비사업 중심으로 몰려 있고 시세와 다소 괴리가 있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에 원자잿값 인상까지 맞물려 신규 아파트 공급은 당분간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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