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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안 만나고, DMZ 안 가는 바이든... '대북 압박' 주파수 맞춘 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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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첫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대북 주파수를 ‘강경 대응’ 쪽으로 확실히 맞췄다. 대화 발신 신호로 여겨졌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만남이 ‘없던 일’이 된 데다, 한미 공히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높이면서다. 정상회담 의제에 한미 확장억제협의체(EDSCG) 재가동 등 대북 억제력 강화 방안이 포함된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마저 감행하면 당분간 압박을 고리로 한 양국 공조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기간(20~22일) 관심을 모은 ‘번외 이벤트’는 바이든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면담 성사 여부였다. 정상회담 참석차 방한한 미국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과 대면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지만, 얼어붙은 한반도 국면을 감안할 때 대북포용 정책을 편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자체로 북한에 보내는 유화 제스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야권 일부 인사를 중심으로 문 전 대통령 ‘대북특사론’까지 제기되며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하지만 백악관이 18일(현지시간) 공식 부인하면서 문재인ㆍ바이든 회동설은 급격히 수그러들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 전 정부 인사가 주도해 회동을 주선했지만, 애초에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만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미국의 부정적 반응은 ‘초읽기’에 들어간 북한의 고강도 무력시위와 무관치 않다. 구체적으로 국가정보원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시험발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또 “북한은 핵실험 준비도 다 끝냈고,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공개했다.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찾는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 기간 북한이 적어도 ICBM은 쏠 거라는 의미다. 백악관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있는 동안 북한의 도발을 포함해 모든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군사행동 확률을 높게 점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역대 미 대통령의 단골 방문지였던 비무장지대(DMZ)를 일정에서 제외한 것도 북한의 무력도발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서 대화와 협력에 집중했던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북측에 ‘잘못된 메시지’를 줘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전날 북한의 도발을 상정한 대비 시나리오 일부를 공개한 상태다. 북한의 ICBM 발사 즉시 한미연합방위태세 지휘통제시스템을 가동해 두 정상이 함께 대응을 지휘하는 방식이다. 한미 연합전력의 미사일 요격훈련이나 전투기 출격 등 미 전략자산을 전개할 여지도 있다.
정상회담 합의문에도 EDSCG 재가동,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정상화 등 대북 압박이 중심이 된 세부 대응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모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들이다. 반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 등 인도적 협력은 논의 대상에서 빠졌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선 한미가 강경하게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최선”이라며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려면 코로나19를 뛰어넘는 보다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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