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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다른데… 윤석열·바이든 대통령 '첫 만남'서 통?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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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다르다."
20일 처음 대면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스타일에 대한 외교가의 평가다. 정치를 시작한 지 11개월째인 윤 대통령은 정상 외교 무대에 처음으로 오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 경력 50여 년에 외교 경험이 많은 백전노장이다.
복싱에 비유하면, 윤 대통령은 저돌적 승부사, 즉 인파이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 전략을 구사하는 데 능하다. 윤 대통령이 단순 명쾌한 메시지로 상대를 압박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냉정한 합리주의자에 가깝다.
극과 극은 통하는 법. 북한 무력 도발에 대한 강력한 억제력 구축, 한미동맹을 기술동맹으로 업그레이드, 대중국 견제 수위 조절 등의 묵직한 현안을 놓고 협상하는 두 정상의 '케미'가 상당히 잘 맞을 거라는 전망이 외교가에서 나왔다.
두 정상은 앞으로 최소 2년 6개월간 '동맹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게 된다.
양 정상의 나이는 18년 차이. 윤 대통령은 62세(1960년생)이고, 바이든 대통령은 80세(1942년생)다.
윤 대통령은 화법이 직설적이고 불같이 화를 낼 때도 있지만, 뒤끝이 없는 성격이다. 참모들과 다양한 주제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프리토킹하는 것을 즐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온화하고 격의 없이 소통해 별명이 '조 아저씨(Uncle Joe)'다. 수십 년 의회 경험으로 끈질긴 타협과 조정에도 능숙하다. 부통령 때인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참사 때 희생자 부모에게 전화해 1시간 반 동안 통화하며 애도한 일화가 유명하다.
정상외교 무대에선 정상들의 체격과 패션도 은근한 신경전의 요인이다. 윤 대통령은 키 178㎝에 90㎏의 거구에 넉넉하고 헐렁한 정장을 자주 입는다. 바이든 대통령도 키 181㎝, 몸무게 83㎏로 건장하다. 윤 대통령과 달리 몸에 꼭 맞는 정장을 즐겨 입는다.
두 정상의 공통 키워드는 법조인 출신. 윤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 졸업 후 검사로 26년간 근무했고 검찰총장을 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라큐스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델라웨어주에서 국선변호인 등으로 일했다. 29세에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직업 정치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깊은 점도 빼닮았다. '토리 아빠'로 불리는 윤 대통령은 토리뿐 아니라 7마리의 반려견ㆍ반려묘을 키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백악관 입성과 동시에 2018년 입양한 셰퍼트 메이저를 데리고 갔다. '강아지'라는 공통된 주제로 첫 만남의 어색함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의 살아온 궤적이 다른 만큼, 정치·외교 경력 차이가 두드러진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권 도전 선언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권력을 거머쥐며 정치인으로서 '초고속 승진'했다. 의회 경험도 없다. 대면 정상 외교 첫 상대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련하다. 36년 동안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을 지내며 외교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했고, 상원 외교위원장도 역임했다. 한반도 현안에 대한 이해도 깊다. 2012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맡았을 당시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직접 관여했다.
정상회담은 실무단계에서 세세한 내용까지 협의해 '99%'까지 준비한 후 막을 올리지만, 첨예하게 이해가 갈리는 현안에 대해선 정상들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역사'가 바뀔 수도 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만나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의 붙임성 있고 외향적인 스타일이 외교 무대에서 잘 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윤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답게 자유민주주의와 같은 기본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미국은 가치에 기반한 외교를 추구하기 때문에 양국 정상이 공통분모를 오히려 쉽게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2025년 1월)까지 최소 2년 반을 함께해야하는 만큼, 첫인상을 확인하는 조심스러운 만남이 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외교부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취임 초기 한미관계 미션을 풀어야 하고, 바이든 대통령도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퍼포먼스(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결과 도출을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보다 양국 정상이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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