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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증액은 무려 4조·감액은 고작 14억... 국회 상임위 심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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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역대 최대인 36조4,000억 원 규모로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예비 심사 과정에서 4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여야 의원들이 불요불급한 예산 삭감에는 소극적이면서도 6ㆍ1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어민 등의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예산 증액에는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추경안이 제출된 15개 상임위 가운데 11개 상임위가 이날까지 예비 심사를 마쳤다. 한국일보가 상임위별로 수정한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총 61개 사업(신규 사업 포함)에서 정부안 대비 수정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59개 사업에서 3조7,326억 원이 증액됐고, 2개 사업에서 13억5,4000만 원이 감액됐다. 상임위 예비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3조7,312억 원 순증된 것이다. 향후 기획재정ㆍ국방ㆍ문화체육관광ㆍ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예비 심사까지 마무리되면 순증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을 가장 크게 늘린 상임위는 보건복지위원회(2조610억 원 증액)였다. 복지위는 의료기관 손실보상(4,346억 원 증액), 진단 검사비 지원(4,654억 원 증액) 등 코로나19 방역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렸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경유차 사업자에게 주는 ‘유가연동보조금’에 준하는 돈을 어업인에 지급하는 사업을 신규 편성하고, 당초 정부안에서 ‘지출 구조조정’ 리스트에 오른 농업 관련 예산을 되돌리는 식으로 6,535억 원을 증액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어민 표심을 고려한 것이다.
국토교통위는 전세버스와 비(非)공영제 노선버스 기사에게 주는 소득안정자금을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마련, 총 2,475억 원을 증액해 의결했다. 또 국토위는 경기 여주~강원 원주 복선전철 등 정부가 사업 지연 등의 이유로 예산을 대거 깎은 도로ㆍ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해 “2023년도 예산에 우선 반영한다”고 부대 의견을 달았다. 교육위는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특별장학금을 주는 사업을 신규 편성하는 등 정부안보다 4,645억 원 늘렸다.
반면 상임위 예비심사의 ‘꽃’인 감액은 전무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한 칼자루를 쥔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상임위에서 감액된 사업 예산을 다시 증액하려면 상임위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상임위의 예산심사 내용 중 감액안은 예결위 본심사에서 대부분 그대로 반영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 감액 의견은 대통령실 관련 인건비(-12억 원ㆍ운영위) 및 의경 급식비(-1억5,400만 원ㆍ행정안전위) 삭감 등 두 건에 그쳤다.
국회 관계자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예결위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무의미한 증액 요구는 넘쳐나고, 진짜 중요한 감액 의견은 별로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상임위의 예비심사가 요식 행위로 전락했다”고 했다.
국회는 19, 20일 예결위 종합 정책 질의를 거쳐 23일부터 예결위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에서 본격적인 증ㆍ감액 심사를 진행한다. 국민의힘은 예결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지방선거 직전인 다음주 후반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추경안 지출 구조조정 내역을 보면 꼭 필요한 예산이 싹둑싹둑 잘려 있다”며 “무기 체계 예산과 장병 피복 예산도 감축하고, 지역별로 도로ㆍ철도 예산도 삭감해 지역 교통망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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