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가 말만 안 탔더라면" 최서원, 박근혜에게 '스승의 날' 옥중 서신

입력
2022.05.19 09:10
수정
2022.05.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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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닷새 만에 써서 딸 정유라 통해 전달
"취임식 참석한 박근혜... 국민 통합 메시지"
윤석열 정부서 명예 복권 기대
"자유민주주의 지키는 일은 억울한 투옥 없애는 것"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1년이 확정된 최서원씨가 2018년 5월 4일 당시 진행 중이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1년이 확정된 최서원씨가 2018년 5월 4일 당시 진행 중이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옥중 편지를 보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18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최씨는 "죄스럽고 고통스럽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어떤 국민이든 억울하게 투옥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두 장 분량의 편지에서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독일 떠나기 전 마지막 인사를 드린 후 오랜 세월 동안 못 뵈었다"라며 "이제는 만나뵐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고 서신도 직접 전달이 어려울 것 같아서 저희 딸을 통해 이렇게라도 서신 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독일 떠나기 전, 이런 무서운 일이 펼쳐져서 대통령님께서 수감되시고 탄핵되시는 일이 벌어질 줄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제가 곁에 없었더라면 이런 일을 당하시지도 않았을 것이며,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치시고 국민들 기억에 오래 남으셨을 텐데"라고 자책했다. 또 "저희 딸 유라가 자기가 말을 안 탔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에 가슴이 메이고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이었다"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새 정부에서 박 대통령의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담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 전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교도소에서 봤다는 최씨는 "박 대통령께서 역경의 탄핵을 당하시고 4년 넘게 수감생활을 통한 건강 이상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취임식에 참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은 그 무언의 메시지는 국민 통합이고 화합을 바라시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새 정부에서 박근혜 명예 찾아줄 것" 기대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캡처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캡처


그는 "재판에 저랑 박 대통령을 경제공동체로 엮어 뇌물죄로 기소한 그 당시 수사팀들도 이제 박 대통령의 그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나서서 박 대통령님이 명예를 찾아주는 길에 나설 것이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하게 된다'라고 밝히셨듯이 박 대통령님의 침해되었던 날들도 되찾으시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님께서 취임식에서 보여주신 통합과 화합의 길에 많은 국민들이 함께 해주시리라 생각한다"라며 "이제 부디 남은 삶 명예를 되찾으시고 진실이 밝혀져 편안한 삶을 사시길 기원드린다. 앞으로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들과 달성 사저의 주민분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란다"라고 글을 맺었다. 편지 하단에는 "2022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드립니다"이라고 적혀있다.

최 씨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며 구속기소돼 지난 2020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 벌금 200억 원을 확정받고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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