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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도움 없이 버틴다?... 닷새 만에 '마스크' 벗어 던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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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을 ‘건국 이래 대동란’으로 규정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마스크를 벗어 던졌다. 12일 확진 환자 발생 사실을 처음 인정하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개석상에 등장한 지 닷새 만이다. 국제사회의 보건 위기 우려에도 자체 방역을 통한 해결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다른 회의 참석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전날 평양 대동강 구역의 약국 방문 당시 덴털 마스크를 두 장이나 겹쳐 쓰며 코로나19에 공포심을 나타낸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노마스크 회의’는 방역 자신감의 발로다. 물론 근거는 미약하다. 이날도 북한 당국은 신규 발열 환자가 23만여 명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누적 사망자도 62명으로 늘었다. 다만 앞서 15일 발열자가 39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6일 26만여 명에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인 점에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도 “오늘과 같은 호전 추이 지속”, “방역전선에서 계속 승세를 쥐고 나가는 문제를 토의했다” 등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놨다.
북한이 최고 권력기구인 상무위 회의까지 소집한 데는 ‘명암’이 모두 담겨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김정은 체제까지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동시에, 최고 수뇌부가 감염병 전쟁에 적극 나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최종 결정했던 회의체가 바로 상무위다. 그만큼 회의 소집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뜻이다.
내부 불만을 달래려 바이러스 확산의 책임을 간부들에게 돌리는 기류도 뚜렷하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방역 시련 초기에 국가의 위기대응능력의 미숙성, 지도간부들의 비적극적 태도와 해이가 그대로 노출됐다”고 질책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꺾인 다음 고강도 문책을 예고한 셈이다.
북한 지도부의 노마스크 행보는 당분간 중국을 제외한 외부의 도움 없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정부는 16일 코로나19 방역협력에 관한 실무접촉 제안을 담은 대북통지문 발송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사흘째 묵묵부답이다. 대신 북한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가 15일 중국 선양 공항에서 의약품을 싣고 돌아간 것으로 확인되는 등 방역지원 전부를 중국에만 의존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상무위 회의에서는 남측의 방역 협력 제의와 국제기구의 지원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특별한 관련 언급이 없는 건 현재로선 중국의 지원과 내부 결속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무응답은 거꾸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 카드가 살아 있다는 의미도 된다. 실제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정보당국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 맞춰, 48~96시간 사이에 ICBM 발사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 땅을 밟는다.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준비 정황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코로나19로 핵실험을 연기할 지, 무관하게 할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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