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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TK 역대 최저 경쟁률에도 불·탈법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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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이달 초 실시된 경북 영덕군수 경선 과정에 금품살포설이 터졌다. 설마 했는데 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1980년대까지 횡행했던 고무신 막걸리 선거가 아직 남았던 것이다. 경북선관위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당내 경선 과정에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 중 4명은 지난 5, 6일 특정 후보를 도와 달라며 현금 220만 원을 건넨 혐의를, 3명은 돈을 받은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을 10여일 앞두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불·탈법 등 과열혼탁상이 재연되고 있다. 평균 경쟁률이 대구 1.7대 1, 경북 1.9대 1로 역대 최저를 보이면서 무투표 선거구가 속출, 불·탈법도 줄었을 것이라는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경쟁 후보를 향한 비난과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흠집내기식 공방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8일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와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경북도내 선거법 위반 사례에 대한 조치 건수는 79건이다. 도선관위는 이 중 선거여론조사 결과 왜곡 공표와 인쇄물 위반 등 16건을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했고, 기부행위 등 2건을 수사의뢰, 57건을 경고 처리했다. 경북경찰도 51건, 89명의 선거사범을 적발, 12명을 불구속송치했다. 또 6명은 혐의가 없거나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하고 71명은 계속 수사 중이다.
같은 기간 대구지역은 선거법 위반 사례 21건이 조치됐다. 유형별로는 문자메시지 위반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부행위 5건, 허위사실 공표 4건, 기타 3건, 인쇄물 위반 1건, 간판·현수막 등 광고시설물 위반 1건 순으로 나타났다. 시선관위는 이 중 3건을 고발했고, 2건을 수사의뢰, 16건은 경고 처리했다.
이번 선거에서 대구와 경북지역은 대구 중구·달서구청장, 경북 예천군수 선거에 단독 출마, 무투표로 당선됐다. 특히 대구시의원은 20개 선거구(69%), 경북도의원은 17곳(31%)이 무투표로 입성하게 됐다. 지방선거가 실시 이후 역대 최다이다.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했다는 비난 속에 경쟁이 치열한 선거구는 후보자 간 비방과 폭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국민의힘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 후보는 최근 당내 경선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로 A(48)씨 등 2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최 후보는 고소장에서 “A씨 등 2명은 경선과정에서 특정 예비후보를 도왔고, ‘최 후보가 국민의힘 대구 동구청장 공천을 받은 윤석준 후보와 유흥주점에 갔고, 최 후보가 마약(코카인)을 흡입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봤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명시했다.
국민의힘 조현일 경산시장 후보는 최근 납품 비리와 음주운전 뺑소니 의혹을 제기한 경쟁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조 후보 측 관계자는 “그동안 온·오프라인에서 계속된 비방과 불특정 다수를 향한 도를 넘는 네거티브가 극에 달해 어쩔 수 없이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19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검찰과 경찰, 선관위의 단속도 한층 강화된다. 정부도 지난 17일 공명선거를 당부하는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며 불법선거 엄단 의지를 강조했다.
정부는 담화문에서 “각종 위법한 선거운동에 대해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단속하겠다”면서 “검찰과 경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조해 금품수수나 허위사실 유포, 선거폭력 등 선거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도 용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혼탁·과열선거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선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과 경찰의 내사 또는 수사와 그에 따른 사법부의 판단 결과에 따라 당선 무효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대법원 양형 기준표에 따르면 허위사실 공표 및 상대 후보자 비방의 선거법 위반은 벌금 1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 징역 6월에서 최대 2년에 처할 수 있다. 선거사건 공소 시효는 6개월이다. 선출직 공직자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가 너무 일찍 과열된 것 같아 걱정된다”며 “선거구민들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위험성이 크고, 선거질서를 해치는 행위들은 적발 시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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