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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아방' 최영준의 대표 연극… "대본 보고 '내 인생 바꿀 수도 있겠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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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관심을 먹고사는 배우라도 튀어야만 살아남는 건 아니다. 묵묵하게 스며드는 연기의 폭발력이 오히려 클 때도 있다. 최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가슴 찡한 부성애를 표현하며 화제가 된 최영준(42)은 그 힘을 증명하는 배우다. 그 스스로도 '대수롭지 않게' '수더분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활동도 마찬가지다. 찾는 곳이 많아졌지만 묵묵하게 연극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극 '돌아온다'의 스님 역할로 무대에 서고 있는 그를 만났다.
"연극 '돌아온다'는 다른 작품과는 좀 달라요. 2018년 처음 대본을 받고 알았어요. 내 인생을 바꿀 수도 있겠다. 일정(조율)이 진짜 안 되는 거였는데, 억지를 부려서 했죠. 그 공연이 시작점이 돼 드라마(아스달 연대기) 캐스팅이 됐고, 그렇게 여기까지 온 거예요."
최영준은 이 연극을 더 깊고 진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 때 만난 작품으로 소개했다. 첫눈에 반한 건 아픔을 안고 있는 스님의 독백 대사였다. 올해까지 세 번째 시즌에 내리 참여하면서 애정이 깊어졌고, 역할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그는 "긴 독백이 지루할 수 있어서 처음 공연할 때는 대사를 어떻게 할지 작전도 많이 짰다"면서 "지금은 그런 생각 없이 한다. 관객과 정말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배역에 더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연극 '돌아온다'는 시골의 한 허름한 식당을 배경으로 여러 인물들을 통해 가족과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올해 처음으로 소극장이 아닌 대극장(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렸고, 강성진, 박정철, 김수로, 홍은희, 이아현 등 유명 배우들의 출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영준은 이 연극을 "못됐다"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그 자체로 관객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물들의 삶이 엉망진창이지만, 반드시 밝지만은 않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을 응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6월 5일까지 공연한다.
최근 흥행작마다 얼굴을 비춘 그에게 들뜸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그는 "이정은 선배님이 영화 '기생충' 이후 스스로 자꾸 높아지는 마음이 들어 두려웠다고 하셨는데 저도 좀 비슷하다"며 "'3~5년간 일이 끊기진 않겠다' 정도로 생각하려고 한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수(그룹 '세븐데이즈')로 시작해 20년 넘게 만만치 않은 세월을 버텨 낸 내공이 보였다. 좌우명도 '평정심을 잃지 말자'라고 한다. 그래서 하던 대로 무대에 서고 있다. '돌아온다' 공연을 함께 하는 정상훈(청년 역), 안두호(귀신남편 역)와는 오랜 동료로, 극단 '미지애(愛)시어터'를 통해 1년에 한 번은 함께 연기하고 있다. "서로 지긋지긋하다고 말한다"며 웃은 그는 "그래도 또 만나면 너무 좋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최영준은 연기력은 곧 넓은 스펙트럼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다양한 연기로 관객과 시청자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제까지 드라마에서 강렬한 전사(아스달 연대기)에서부터 오지랖 넓은 응급의학과 의사(슬기로운 의사생활), 코믹함과 진지함을 오갔던 정보요원(빈센조), 예리한 수사 감각을 가진 경찰(안나라수마나라) 등을 연기한 그는 하반기에는 악역으로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다. 그는 "다행히 지금까지는 겹치지 않고 잘 해온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코미디극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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