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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서 발암 물질 나와...그냥 덮겠다는 게 반지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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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부지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 농도가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윤석열 정부는 정화작업 없이 공원으로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군사전문가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17일 이를 두고 "합동 검토 없이 대통령실의 밀어붙이기로 이렇게 발표가 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미군기지 반환 문제 이야기가 나온 게 1991년부터인데, 지난 30년 동안 한미공동실사를 제대로 한 번도 안 했다"며 "거의 다 반환받을 상황이 되니까 이제 와서 국방부가 환경관리공단에 의뢰해서 몇 군데를 샘플 조사한 것이고 그 결과 생각보다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으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향신문은 국방부가 주한미군으로부터 1년 6개월 전 반환받은 용산 미군기지 '캠프 킴' 부지의 환경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지하 9m까지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전체 면적의 97%가 1지역 기준 이상의 오염도를 보였다.
또 주한미군 부지 가운데 공원화가 예정된 사우스포스트 내 주한미군 숙소 부근에서는 토양오염과 지하수 오염이 공원 조성 가능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윤석열 대통령실이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공원화 후 임시 개방하겠다는 영역으로, 국토교통부는 이 부지의 오염도를 감안해 땅을 들어내지 않고 아스팔트나 보도블록, 잔디 등으로 덮으면서 출입 제한·이용시간 제한 등의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
김 교수는 "공원이라는 게 인간의 어떤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어떤 도시의 쉼표를 찍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토양에 대한 정화는 기본이고 그 위에다가 어떤 새로운 도시의 공원 기능에 맞게 공사를 해서 제대로 된 휴식 공간을 시민한테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아스팔트는 공원이 아니라 광장이다. 그런 게 반지성주의다. 도대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졸속 개방'이 이뤄지는 근본 원인에는 결국 윤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식 일 처리가 있다고 봤다. 그는 "도대체 이런 공원에 사람들이 놀러갈 때 기분이 좋을까. 찜찜해서 못 갈 것이다"라면서 "인수위 때 집무실 이전도 그런 식으로 일 처리를 하더니 용산 공원까지 이렇게 문제를 처리하게 되면 솔직히 암담하다"고 쏘아붙였다.
김 교수는 용산 공원을 서둘러 조성하려고 해도 용산 미군기지 반환 과정에서 한미 간의 '이면 합의' 때문에 정화 작업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용산기지 내에 미군 정보수집시설이 매설돼 있어 땅을 1m 팔 수 없도록 합의가 돼 있다"면서 한미 간 토지관리 연합계획에 따라 "정보시설이 깔려 있는 걸 한국 정부가 공원 조성을 위해 옮겨달라고 요구하면 한국정부가 그 비용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용산 미군기지 반환 합의 과정을 두고 "우리는 당신들이 오염시켰으니까 오염 부담은 당신들이 해야 한다는 건데 미국 쪽에서는 전 세계에서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비용을 미국이 부담한 전례가 없다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면 막 오염시켜도 될 거냐고 따지니 긴급하고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오염이면 책임지겠다 해서 퉁치고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산의 경우 "채굴을 해서 이걸 전부 다 파내서 다른 데 가져가서 정화를 해야 하는데 (정보시설은) 1m 이상 파면 안 되는 합의가 돼 있고, 그 정확한 위치는 모른다"면서 "오염 정화를 위해 땅을 다 파 뒤집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최대한 잡아둬야 환경오염 비용 부담 협상이 되는데 빨리 뭘 하겠다고 하면 접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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