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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마저 '덴털 마스크' 쓰는 북한... 도움 요청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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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털 마스크, 소금물 가글, 우황청심환.
북한이 확산일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성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보건용(KF-94ㆍ80) 마스크를 쓴 노동당 간부나 주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최고 존엄 김정은 국무위원장마저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비말 차단용 ‘덴털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 소금물로 입안을 헹구는 등 개인 위생에 신경 쓰라는 당부가 고작이다. 자체 역량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면서 방역 ‘골든타임’은 일찌감치 지나쳤고, 북한이 언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느냐가 유일한 관심사가 됐다.
17일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하루 새 전국에서 신규 유열자(발열자) 26만9,510여 명이 또 나왔다. 누적 발열자는 150만 명(148만3060여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56명으로 늘었다. 한 번 방역망이 뚫리자 말 그대로 속절 없이 바이러스에 당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허술한 방역을 상징하는 인물이 바로 김 위원장 자신이다. 줄곧 ‘노마스크’를 고집해온 김 위원장은 12일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공식 인정한 뒤부터 마스크를 썼다. 그런데 종류가 푸른색 덴털 마스크다. 부직포 필터만 부착된 덴털 마스크는 바이러스 필터 기능이 있는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공기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나라는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
그는 14일 양형섭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조문할 때는 검푸른색 마스크를 썼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에서도 마스크 일부 물량을 자체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양에서 만든 마스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중교역 중단에 따라 필터 등 부자재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하면 품질은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심지어 김 위원장은 이튿날 평양 시내 약국 시찰에서는 덴털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착용하기도 했다. 겹쳐 쓰기로는 바이러스 침투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그만큼 코로나19에 대한 김 위원장의 공포와 기초 보건물자조차 전무한 북한의 열악한 방역 능력을 동시에 드러냈다는 평가다.
방역 대책도 민간요법을 소개하는 데 머물고 있다. 관영매체들은 연일 주민들에게 우황청심환이나 버드나뭇잎 등을 뜨거운 물에 우려 먹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북한은 핵산검사(PCR) 장비도 없어 확진 여부를 판별하지 못하고, 발열 증세가 있는 유증상자를 통틀어 집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북한은 아직 남측의 지원 제안을 받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선전매체들은 이날도 핵을 포기하면 대규모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계획’이 이명박 정부 베끼기에 불과하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북한의 믿는 구석은 중국이다. 실제 북한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3대가 전날 중국 랴오닝성 선양 공항에 도착한 뒤 의약품을 싣고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백신보다 해열제 등 의료물자를 대거 확보하려는 것은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는 신호다. 설령 백신을 지원받아도 보관ㆍ유통할 ‘콜드체인’ 시스템이 없는 탓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중국산 코로나19 콜드체인 장비가 북한에 반입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미국산 모더나(영하 20도)와 화이자(영하 70도) 백신을 보관하기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북한은 전력 수급도 원활치 않다.
북한은 남측의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위한 남북실무접촉 제의에 이틀째 침묵했다.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도 내부 의견 수렴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재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아직 (북한의 제안) 수용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보고 있다”며 “직접 지원이 아니더라도 국제기구나 민간을 통한 방법도 얼마든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대화의 불씨가 살릴 ‘인도적 지원’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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