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지원 "한국 문화 예술 스포츠가 세계 호령하는데...정치만 문제"

입력
2022.05.17 09:00
수정
2022.05.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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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남북분단·동서갈등 원점 회귀... 이럴 때가 아냐"

박지원 전 국정원장. 뉴시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 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가정보원장을 맡았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6일 "남북 갈등이 원점으로 회귀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저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BTS 오겜 파친코 손흥민 이경훈 등 대한민국 문화, 예술, 스포츠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면서 "오직 정치만 문제"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이경훈은 이날 한국인 최초로 미 프로골프 PGA 투어에서 2연패를 달성한 남자 골프선수다.

박 전 원장은 이어 "남북 분단과 동서 갈등을 통합으로 치유해 왔건만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려 한다. 이럴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이 무너지고 있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다음 날 "5월 11일자로 국정원장직을 떠난다"며 온라인 활동을 예고한 박 전 원장은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에 대한 우리 정부 지원에 대한 의견, 자신의 근황 등을 SNS에 올리고 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I'm back home(집에 돌아왔다)! 60년의 구각(舊殼‧낡은 껍질, 관습)을 개혁했다. 과거에는 국정원장이 지나가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렸지만, 이젠 걸어가도 새도 안 날아간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자신이 단행한 국정원 개혁을 언급했다. 그러나 "남북 관계를 어두움 속에 남겨두고 떠나왔다"며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 최근의 안보 상황을 우려했다.

박 전 원장은 13일에는 윤 대통령의 대북 백신 등 의약품 지원 방침 의사와 관련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보였다. 그는 국제 백신 지원 배분 네트워크인 코백스(COVAX)를 가리켜 "코백스를 경유하는 방법도 검토하신다면 어떠실까"라며 "저는 2021년 5월 방미해 미측에 백신 6,000만 도즈를 COVAX 경유,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후 유엔(UN)과 교황청에서 6,000만 도즈의 인도적 지원이 거론됐지만 공식적인 제안이 없어 주UN 북한 관계자의 긍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백신과 치료제, 주사기 등을 빨리 지원하란다"며 "북한도 윤 대통령님의 제안에 신속히 응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2000년 김대중(DJ)-김정일 남북정상회담의 막후 실무를 맡는 등 대표적인 대북통 중 한 사람으로 불린 박 전 원장은 21대 총선에서 민생당 후보로 목포에 출마했지만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며 낙선했다.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장으로 임명돼,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때까지 함께했다. SNS를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일정과 정치 의견을 알렸던 그는 국정원장 내정 직후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개혁에 매진하겠다"며 SNS 활동을 자제해왔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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