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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계 '엔데믹' 알릴 평창대관령음악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입력
2022.05.16 17:41
수정
2022.05.16 17:5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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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음악제 기간, 2주→3주 확대
세계적 피아니스트 손열음 예술감독
"우리 시대 오브제 '마스크' 주제로"
축제 위한 현악단 등 다양한 공연

7월 2일 강원도 평창에서 개막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 음악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오른쪽)과 박혜영 운영실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7월 2일 강원도 평창에서 개막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 음악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오른쪽)과 박혜영 운영실장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7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위축됐던 국내외 대규모 음악제들이 정상궤도로 돌아온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시대를 재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2018년부터 음악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코로나19 기간에 음악제의 팬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중한 취급을 받아왔다"며 그 호응에 보답할 만한 더 발전된 축제를 자신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지난 2년간 소규모로나마 오프라인 공연을 계속해왔다.

무엇보다 올해 음악제는 역대 최장기간, 최대규모로 준비했다. 통상 여름 휴가철인 7월 중하순 열흘여간 진행하던 기간을 7월 초부터 약 3주(2~23일)로 확대했다. 메인콘서트만 18회이고, 스페셜콘서트(4회), 연중기획 공연(5회), 찾아가는 음악회(5회) 등으로 축제 기간 내 공연 횟수 자체도 최다다.

손열음 음악감독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아스펜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음악제처럼 한 달, 두 달 내내 공연이 이어지는 대형 음악제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청사진을 밝혔다. 이번 축제기간 확대는 그 징검다리인 셈이다. 공연 일정 분산으로 숙박난과 교통체증을 해소해 관객 편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초반 티켓 판매는 성공적이다. 판매일 첫날(이달 4일) 전체의 25%가 판매됐다.

2018년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 음악감독을 맡아 온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오는 7월 열리는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2018년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 음악감독을 맡아 온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오는 7월 열리는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다양성 확보에도 신경 썼다. 해외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실력파 한국인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킨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 이어 올해는 현악단인 '평창 페스티벌 스트링즈'(9일)와 바로크 음악 연주단인 '평창 페스티벌 바로크 앙상블'(20일)을 새롭게 선보인다. 음악제에서 처음 시도하는 가곡 공연(시와 음악의 밤·7, 8일)도 마련했다. 또 실내악 중심인 음악제지만 올해는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9일), 플루티스트 마트베이 데민(23일) 등의 독주회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올해 주제인 '마스크'와도 연결된다. 우리 시대의 오브제로 '마스크'를 꼽은 손 감독은 "가면(마스크)을 의미하는 '페르소나(persona)'는 퍼슨(person·사람)이나 퍼스낼리티(personality·개성)와 같은 단어와 연결된다"면서 "(음악제를) 작곡가, 연주자, 음악가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방향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 개막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코로나 사태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마스크'를 주제로 한다. 강원문화재단 제공

올해 7월 개막하는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코로나 사태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마스크'를 주제로 한다. 강원문화재단 제공

교육 프로그램도 크게 키웠다. 악기별 교육인 마스터클래스는 물론 현악 사중주·피아노 삼중주·목관 오중주 등 실내악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또 국내 음악제에서 최초로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를 열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단원을 선발하고 기성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할 기회도 제공한다. 손 감독은 "독일에 살면서 어떤 악단이든 아카데미가 있고, 거기서 양성된 연주가들이 세대를 거쳐 다음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가는 문화를 보면서 독일 음악이 잘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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