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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에 돌아온 회식... "불참할 거면 그만둬" 갑질까지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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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도저히 안 돼 회식에 빠졌다가, 다음 날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직장인 A씨는 이사를 위해 휴가를 낸 날마저 회식 참여를 강요받았다. 평소에도 저녁 8시 이후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전화를 하는 회사 대표는 이사를 끝내고라도 회식 자리에 오라고 닦달했다. A씨가 불참하자 대표는 다음 날 모든 직원들 앞에서 A씨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니 그간 막혔던 직장 회식이 부활하면서 '회식 갑질'도 눈에 띄게 늘었다. 회식에 불참하거나 술을 양껏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과 불이익 등 다양한 갑질이 판을 치고 있다.
15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회식 갑질 관련 이메일 제보(신원 확인)가 올해 1~3월 3건이었는데, 4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두 달도 안 돼 11건이나 접수됐다.
피해자들은 회식 불참만을 이유로 상사가 괴롭히거나 불이익을 줬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B씨는 "연봉이 동결이라길래 이유를 물으니 회식 불참 때문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C씨는 "회식에 못 갔는데, 회사 대표가 '그럴 거면 그만두라'고 협박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회식 불참으로 시작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이런 강요가 인식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5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회식 문화 감수성을 조사한 결과 △50대와 20대 △상위 관리자와 일반 사원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왔다. '팀워크 향상을 위한 회식이나 노래방 등이 조직 문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데 대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20대(79.5점)와 일반 사원(72.3점)은 모두 70점 이상을 기록한 반면, 50대(63.7점)와 상위 관리자(60.5점)는 60점대로 나와 10점 이상 차이가 났다.
회식에 참석해도 불이익과 불편함은 계속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D씨는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한 동료의 제안에 소고깃집에서 회식을 했는데, 값이 많이 나오자 동료의 월급에서 회식비를 제했다"고 증언했다. 직장인 E씨는 "상사가 원청 직원과 회식하는 자리에 쉬는 날인데도 불려 나갔다"면서 "술자리가 끝난 뒤엔 기사 노릇까지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회식 자리 성희롱도 여전하다. 직장인 F씨는 "상사와 집이 같은 방향이라 한 차를 탔는데, '내 스타일이다', '오빠가 내일 데리러 갈 테니 같이 출근하자'고 말했다"며 "너무 수치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회식 갑질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다. 최연재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반복적인 술자리, 회식에 참여하지 않는 노동자에 대한 따돌림과 폭언, 성희롱, 특정 직원을 회식에서 제외하는 행위 등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주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직장갑질119는 평등하고 안전한 직장 생활을 위한 '회식 5계명'으로 △강요·배제는 직장 내 괴롭힘 △술 따르기·끼워 앉히기는 직장 내 성희롱 △음주·노래방 강요 금지 △고기 굽기 등은 상사가 솔선수범 △술자리 불편한 직원 살피기를 제안했다.
①회식 강요·배제는 직장 내 괴롭힘
② 술 따르기·끼워 앉히기는 직장 내 성희롱
③ 음주·노래방 강요 금지
④ 고기 굽기 등 상사 솔선수범
⑤ 술자리 불편한 직원 살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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