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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주 슈퍼마켓서 18세 남성이 총기난사… 최소 10명 사망

입력
2022.05.15 09:53
수정
2022.05.16 01: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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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복 입은 18세 페이튼 젠드런, 피의자 체포
현지 경찰, 범행 사용된 소총 2정 확보
흑인 주거지역서 백인우월주의·인종차별 '증오범죄'
사건 직후 온라인 성명에 유색인종·이민자 증오심
2019년 뉴질랜드 총기난사 영향… 범행 온라인 중계

14일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주민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 버펄로=AP 연합뉴스

14일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주민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 버펄로=AP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의 한 슈퍼마켓에서 10대 남성의 총기난사로 최소 10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체포된 피의자는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페이튼 젠드런(18)으로, 범행 동기는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로 알려졌다. 이른바 '증오범죄'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30분쯤 뉴욕주 북부 버펄로의 슈퍼마켓에 군복 스타일의 옷에 방탄복까지 입은 젠드런이 소총을 갖고 들어와 무차별 총격을 가해 13명이 총상을 입었고, 이 가운데 10명이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현장에서 젠드런을 체포했으며, 범행에 사용된 소총 2정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인터넷에는 젠드런이 작성한 성명이 게재됐으며, 이 성명에는 미국의 백인 사회·문화가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불안과 이민자에 대한 증오심 등이 담겼다. 버펄로 도심에서 5㎞ 떨어진 총격 현장은 대부분 흑인들이 사는 주거 지역이다.

젠드런은 지난 2019년 3월 뉴질랜드의 한 백인 우월주의자가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 난사로 51명을 살해한 사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현장으로 가는 장면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젠드런은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도 온라인 생중계를 했다며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그 동영상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범행에 사용한 총기에 흑인을 경멸하는 욕설을 적어놓기도 했다.

끔찍한 범행에 정치권과 지역사회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버펄로가 고향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버펄로 식료품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을 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지방 당국에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의 출입을 통제했지만, 지역 주민 100여 명이 몰려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슈퍼마켓 체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러한 무분별한 폭력 행위에 충격과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전날 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도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준결승 6차전이 끝난 뒤 경기장 인근에서 세 건의 총격으로 모두 21명이 다치는 등 미국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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