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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잡고 전국 승리로...'선비' 양승조 vs '무사' 김태흠 중원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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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떠밀려 나온 준비 안 된 후보의 모습이 안타깝다.”
“지난 4년간 피폐해진 도민의 삶을 보라, 능력 없다.”
충청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이곳을 차지해 중원에 깃발을 꽂은 정당이 그 기세를 몰아 선거 전체를 승리로 이끄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6·1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자리를 놓고 맞붙는 두 유력 후보는 상반된 캐릭터로 유권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양승조(63)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드러운 선비', 이에 맞서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던진 김태흠(59) 국민의힘 후보는 '힘센 무사'로 불린다.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가운데 후발주자인 김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충청의미래당 최기복(75) 후보는 두 거대정당이 놓친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양승조 후보는 4년 전 지방선거에서 62.55%의 압도적 득표율로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35.10%)를 여유 있게 누르고 지사에 당선됐다. 하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지역 민심이 크게 달라졌다. 충남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51.08%를 득표해 44.96%에 그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6.12%포인트 차로 제쳤다. 최근 충남 유권자 대상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승조 후보가 김태흠 후보를 6% 남짓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민주당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두 후보의 신경전은 눈에 띄게 고조되고 있다. 13일 대전KBS 초청토론에서 복지정책에 대해 뚜렷한 시각 차를 드러냈고, 국회의원 시절 발의한 법안 건수까지 거론하며 공방을 벌였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놓고서는 김 후보가 “(차라리) 대통령을 하세요”라고 공격하자 양 후보는 “대통령? 시켜주면 하죠”라고 답하며 날을 세웠다.
앞서 6일 방송에서 양 후보는 “누구를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르고 민심을 얻는다는 것은 시대착오”라며 본인 능력보다 ‘윤심(尹心)’을 앞세우는 김 후보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과 김 후보의 가까운 관계를 비꼰 것이다. 이에 김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집권 여당 도지사로서 무슨 성과를 냈느냐”라며 “충남 혁신도시 지정 1년 반이 지나도록 공공기관 하나 유치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맞받아쳤다.
두 후보 캠프도 잇단 논평으로 공방에 가세했다. 양승조 후보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은 이정문 의원(천안병)은 14일 “KBS 초청 후보 토론에서 준비된 후보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김태흠 후보의 분발을 촉구한다"는 논평을 냈다. 김 후보 선대위도 “민주당 문재인 정부 5년, 양승조 도정 4년의 각종 지표를 보면 도민의 삶이 얼마나 피폐했는지 알 수 있다"면서 현역 도지사인 양 후보를 깎아내렸다.
이처럼 두 후보가 격렬하게 맞붙는 가운데 메가톤급 돌발 변수가 생겼다. 민주당이 12일 성비위 의혹으로 3선 중진 박완주(충남 천안을) 의원을 제명하면서 지역 표심이 흔들릴 조짐이다. 천안은 충남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성추문으로 지탄받아온 민주당으로서는 충남을 넘어 전국적으로 수세에 몰릴 수도 있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천안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박 의원은 의원직을 당장 사퇴하고 법의 심판에 스스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의당과 무소속 천안시장 후보, 국민의힘 충남도당과 천안을 지역구 당직자·후보들도 공격에 가세하며 민주당을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바짝 엎드렸다. 당 후보들은 이번 사태가 선거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면서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양승조 후보 캠프는 박 의원을 내정했던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자리를 아예 없애버리며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두 후보는 각자 능력의 우위를 주장하며 충남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양 후보는 현직 지사 프리미엄을 앞세워 ‘준비된 후보, 도정 발전의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도지사를 지내면서 저출산·고령화·양극화 극복 복지정책, 충남 혁신도시 지정과 방송국(KBS) 유치, 충남 서산공항, 서해선 복선화 및 수도권 직결 등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며 “실적을 내본 사람만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천안·아산 KTX 역세권 연구개발 집적지구 완성 △수도권 1시간 내 이동 실현 △공공기관 이전으로 충남 혁신도시 완성 △환황해권 경제권 중추 관문 ‘충남 서산공항’ 건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연장 운행 등 공약을 제시했다. 캠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과 이달 한미정상회담, 성비위 사건 등 민주당에 불리한 조건들이 많지만 지난 4년의 도정 성과, 인물론, 정책 다양성에서 앞서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양 후보의 저출산·고령화·양극화 극복 복지정책은 중앙정부가 이끌어야 할 문제“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어 “충남의 아들 윤석열 대통령을 배출한 만큼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며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천안·아산 신혁신 디지털 첨단 수도 개발 △홍성·예산 친환경·에너지·문화예술 허브 개발 △당진·서산·태안·보령·서천 국제·미래 해양레저 실크로드 개발 △공주·부여·청양 명품 관광도시 개발 △계룡·논산·금산 국방클러스터 및 스마트 국방산업단지 개발 등의 권역별 공약을 제시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지원 속에 보조를 맞춰야 발전할 수 있다”면서 “강력한 추진력과 윤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김 후보가 당선되면 지금과 다른 '힘센 충남도정'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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