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밝혀진 진실… 5·18 '광수 1호', 평범한 시민 차복환씨였다

입력
2022.05.12 14:03
수정
2022.05.12 14:5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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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진상조사위, 대국민 보고회
'김군'으로 알려진 시민군 신원 확인
일각 '북한특수군 투입설' 재차 기각

송선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중구 진상조사위 대강당에서 열린 진상조사위 출범 2주년 대국민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선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중구 진상조사위 대강당에서 열린 진상조사위 출범 2주년 대국민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 참여자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김군'으로 알려진 남성이 차복환(62)씨로 확인됐다. 보수 논객 지만원씨는 5·18 당시 무장된 페퍼포그차(최루탄 발사 차량)에 탑승한 '김군'의 사진을 두고 그를 '광수(광주 투입 북한특수군) 1호'라고 주장했는데, '김군'이 평범한 시민으로 확인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 5·18 개입설'은 재차 힘을 잃을 전망이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12일 서울 중구 진상조사위 대강당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광수 1호로 지목된 시민군 김군이 차복환씨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차씨는 지난해 5월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을 보고 시민군 김군이 자신이라는 것을 처음 인지하고 5·18기념재단에 자신이 당사자라고 알렸다. 진상조사위는 지난해 10월 5·18기념재단으로부터 해당 제보를 이관받아 7개월에 걸쳐 제보 진위를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진상조사위는 검증 과정에서 차씨의 젊은 시절 사진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페퍼포그차, 군용트럭 등에 탑승했을 때 촬영된 사진을 비교 분석했다. 또 증인 확보를 위해 차씨가 군용트럭에서 페퍼포그차로 옮겨탈 때 이를 지시했던 예비군을 찾기 위한 캠페인을 올해 초 진행했다.

위원회는 다수의 관련 인물 증언도 확보했다. 차씨를 포함한 시민군 사진을 촬영했던 이창성 당시 중앙일보 기자는 차씨와 함께 광주 현장을 동행하며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을 만든 강상우 감독, 차씨 사진을 보고 부모님이 운영하던 막걸리집을 자주 다녀간 '김군'이라고 증언한 주모씨, 차씨 본인 등 3명을 한자리에서 면담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했다.

차씨가 스스로 신원을 밝히기에 앞서, 관련자 증언 등을 통해 '김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사람이 김종철(1963년생, 사망)군이란 사실도 확인됐다. 진상조사위는 계엄군의 광주 외곽 봉쇄작전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을 직권조사하는 과정에서 김군 직업이 자개공이었고 5월 24일 광주 효덕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계엄군에게 연행되다가 사살된 것으로 파악했다.

진상조사위는 일부 탈북자까지 가담한 '북한특수군 광주 침투설'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2020년 5월 11일 해당 주장의 진위 여부를 직권조사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을 진행해왔다. 송선태 위원장은 "위원회 조사 결과 북한특수군 침투 주장은 국내외 각종 기록조사 및 대면조사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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