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中 랴오닝함, 대만 해역서 100회 이상 함재기 출격 훈련"

입력
2022.05.12 16:00
수정
2022.05.12 16:09
구독

민감한 시점 전투력 과시, 왜?
대만 해협 제공권 과시...美 대만 접근 견제
관영 매체 "실전에서는 더 많은 출격 가능"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2018년 4월 18일 서태평양상에서 기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2018년 4월 18일 서태평양상에서 기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대만 해협 근처인 필리핀 동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100회 이상의 함재기 출격 훈련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최근 국무부 홈페이지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표현을 삭제해 미중 간 '대만 갈등' 수위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측이 대만 해협에서 제공권을 과시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2일 "서태평양 해역에서 훈련 중인 랴오닝함이 최근 전투기(함재기)와 헬리콥터 이·착륙 훈련을 100회 이상 실시했다"는 일본 방위성의 발표를 소개했다. 환구시보는 "이·착륙 훈련은 3일부터 연속 8일간 이뤄졌다"며 "랴오닝함이 대만 인근 해역에서 장기간 훈련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일본 방위성이 경계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은 시닝함·우루무치함·청두함 같은 구축함과 미사일 호위함인 샹탄함 등과 함께 10여 척으로 이뤄진 항모 전단을 꾸려 지난 2일 서태평양 해역에 진입했다. 3일부터 약 일주일간 대만과 인접한 필리핀 동부 해역에서 기동하며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앞서 9일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는 "해·공군, 미사일 부대가 연합해 대만 동부와 서남부 해역에서 연합작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훈련 규모에 대해선 함구하다가 일본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100회 이상의 함재기 출격이 이뤄졌음을 간접적으로 공개한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군사 전문가를 인용, "미국과 일본은 물론 '대만 독립' 지지자들의 간섭을 저지하는 게 이번 훈련의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공군 전력 전문가인 푸치안샤오는 "(100회 이상의 출격은) 랴오닝함 전력의 최대치가 아니다"며 "(이번 훈련이) 다양한 전술을 연마하고 조종사들을 가르치는 과정인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전투에서는 더 많은 (전투기) 출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대만 해역에서 발휘할 수 있는 공중 전투력을 새삼 과시하고 나선 것은 최근 미국의 심상치 않은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은 지난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대만 관련 설명자료를 갱신하며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반면 대만을 "미국의 중요 파트너"로 명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정책 변화는 없다"고 했지만, 중국이 가장 민감히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됐다. 이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꼼수"라며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자기 몸에 불을 지르는 일(10일 외교부)"이라고 반발했다.

미중 간 대만 갈등 국면은 조만간 발표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대(對)중국 정책 발표 때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5일 발표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됐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개최한 대담에서 "블링컨 장관이 봄 후반쯤 연설을 통해 우리의 중국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