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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후보자 잠적 소동, 단일화 약속 철회… 제주 선거판 어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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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 지역 선거판이 일부 후보들의 돌출 행동으로 어수선하다. 보수 성향의 제주도교육감 후보들이 단일화 약속 나흘 만에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각자도생을 선언하고, 국민의힘 제주지사 후보는 어처구니없게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돌연 방송사 정책토론회 불참을 선언한 뒤 잠적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와 유권자들 사이에선 "선거가 우습냐", "선거판을 희화화하지 말라"는 비판이 나왔다.
11일 제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고창근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는 10일 김광수 예비후보와의 보수 후보 단일화 약속을 깨고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고 후보는 앞서 6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김 후보를 보수 단일 후보로 내세우기로 했다고 공개 발표했지만 나흘 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진보 성향의 현 교육감인 이석문 예비후보와 김 후보, 고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 예비후보는 "많은 고민 끝에 지난 6일 김 후보와 이뤄진 교육감 예비후보 단일화 수용 의사를 공식 철회한다"며 "이 결정으로 많은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어떤 비난과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도민 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그리고 단순히 0.5%의 차이를 이유로, 제주교육을 제대로 바꾸어야 한다고 교육 가족과 도민 여러분께서 해준 절절한 말씀들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단일화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후보는 김 후보와 언론사 주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0.1% 차이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행동은 본인뿐만이 아니라 교육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모든 교육자를 욕보이는 행태"라고 맹비판했다.
제주지사 선거판에선 후보 잠적 소동이 벌어졌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지사 후보는 제주지역 한 방송사 주관 제주지사 후보 정책토론회를 하루 앞둔 10일 돌연 불참 통보를 한 뒤 잠적했다. 허 후보는 선거 캠프 인사 등 외부와의 모든 연락을 끊고 종적을 감춘 터라, 지역 정가에선 출마 포기설까지 터져 나왔다.
그러나 허 후보는 하루 만인 11일 오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허 후보는 "지난 대통령 선거부터 쉬지 않고 선거를 치르면서 계속된 강행군으로 인한 극심한 피로감을 겪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휴식을 통해 저의 역량과 처절하고 간절한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닌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한 마디로 피곤해서 종적을 감추고 하루 동안 휴식을 가졌다는 얘기였다. 그는 "운동화 끈을 다시 조여 매고 민생 현장 속으로 더 깊숙이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허 후보의 잠적 소동은 하루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공당(公黨) 후보로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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