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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조작한 우리 국경사 바로 잡아야”... 인하대 복기대 교수 폐교에 고대사 박물관 개관

입력
2022.05.11 16:30
수정
2022.05.11 16:38

지난 4월 충남 홍성에 '우리겨레박물관' 개관
30년 모은 고고학 자료 800여점 전시
자비 들여 2년 공사, 지역주민 위한 도서관도 운영
동북아시아 고고학 개론 한국사 재정립이 목표

복기대 교수가 일본이 왜곡한 우리나라 고대 국경사를 설명하고 있다. 복기대 교수 제공

복기대 교수가 일본이 왜곡한 우리나라 고대 국경사를 설명하고 있다. 복기대 교수 제공


“일제가 제멋대로 조작한 우리 국경사(國境史)를 바로 잡아야죠"

충남 홍성에 민족 형성기부터 고조선 고구려 발해 통일신라 고려까지 이어지는,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한 눈에 정리한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달 홍성군 갈산면 취생리의 한 폐교에 '우리겨레박물관'을 만든 이는 인하대 복기대(융합고고학)교수. 복 교수는 자신이 30년간 모은 한국 고대사 관련 국내외 고고학 자료 800여점을 모은 박물관을 개관했다.

박물관은 전시실 825㎡, 자료실 400㎡ 규모로, 복 교수가 자비와 가족, 지인의 도움으로 2년 준비 끝에 개관했다.

내부는 우리겨레소개실, 한국관련 문자소개실, 한민족형성기실, 고조선실, 고구려, 발해실, 고려, 중국의 요·금실, 대일항쟁기실, 국경사실, 반역자의 공간 등 9개 공간으로 꾸몄다.

복기대 교수가 우리겨레박물관에 전시한 사진자료와 전시유물을 설명하고 있다.

복기대 교수가 우리겨레박물관에 전시한 사진자료와 전시유물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 유물은 시대별로 200점을 분류했다. 각 시대별 자료와 우리 역사와 관련 있는 중국 내 유적들은 사진으로 대체했다. 전시물 대부분은 그가 중국 유학 이전부터 모은 것이며, 일부는 기증을 받았다.

'반역자의 공간’은 나라를 팔아먹은 것과 다름없는 행위를 한 고려시대 최탄과 홍복원, 조선시대 이완용과 배정자의 행적을 상세하게 기록해놓았다.

복 교수는 오랫동안 고조선의 주무대였던 만주지역 고고학을 연구했다. 고조선학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한국 고대사를 담은 10편의 저서와 5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이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형편상 역사의 현장을 가기가 너무 어려운 이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풀어 드리기 위해 박물관을 만들었다”며 “북방 지역 역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박물관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겨레박물관 전시 유물

우리겨레박물관 전시 유물


평생 우리나라 고대사를 연구한 그는 "박물관의 핵심은 잘못 알려진 우리 국경사(國境史)를 재조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그는 일본이 조작한 우리의 국경사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담아 한민족 형성기부터 현재까지의 국경 변천사를 정리하고 관련 유물을 전시했다. 만주 일대에서 수집한 약 250점 가량의 유물도 내놓았다.

복 교수는 “특히 일본이 왜곡한 4대 국경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 중” 이라며 “일본은 중국 허베이성 일대가 한사군 설치지역인데도 그 위치를 서울과 경기 일대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고려의 국경이 압록강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까지 이어진 것을 압록강과 원산만으로 한정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고대 일본이 김해에 임나일본부를 설치, 한반도 남부 지역을 지배했다는 왜곡된 임나일본부설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구려 평양성은 현재의 평양이 아니고 중국 만주지역의 ‘평양’이라는 지역으로, 명나라와 조선시대까지 이 사실이 통설로 여겨왔다”고 설명했다.

복 교수는 중국 유학시절부터 우리 고대사를 제대로 배우고 연구하며, 알릴 수 있는 전문 박물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하지만 형편상 박물관 조성은 꿈도 꾸지 못했다.

지금까지 모은 자료가 사장되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도록 기관 등에 기증을 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고심끝에 자비로 폐교를 임대해 이번에 직접 박물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자금이 부족했던 그는 가족과 지인의 도움을 받아가며 2년여 동안 준비를 했다. 매 주 말이면 현지에서 막노동을 해가며 건축을 진행해왔다.

지금도 자금 부족으로 운영상 어려움이 있어 당분간은 소액의 입장료를 받아 박물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복 교수는 "평생 우리 고대사를 연구하면서 확인한 일본의 악의적인 국경사 왜곡을 바로잡아 학자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싶다”고 각고를 다졌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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