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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인 유가족 생각해본 적 있나요? 위로 마음 담은 특별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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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인 가족의 마음을 보듬기 위한 사진전이 국내 최초로 열렸다. 11일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이날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라메르 2층에서 특별 사진전 '장미하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장기기증인 가족을 예우하고자 유가족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본부는 지난해부터 5월 14일을 이들을 위로하는 날로 지정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기증인을 뜻하는 도너(Donor)와 '사랑을 기억한다'는 의미의 빨간 장미(Rose)를 활용, 유가족 모임은 '도너패밀리', 위로의 날은 '로즈디데이(Rose D-day, D는 도너의 머리글자)'로 명명하고 있다. 올해 로즈디데이 선물이 바로 이 사진전이다.
사진전 이름 '장미(壯美)하다'는 장대하고도 아름답다는 뜻이다. 물론 꽃 이름을 떠올려도 좋은 행사명이다. 전시회는 △뇌사 장기기증인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미한 기록' △이식인들의 이야기 '장미한 고백' △장기기증인 가족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인 '장미한 기대' 등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단연 눈에 띄는 섹션은 사진 작가가 장기기증인 유가족 14가정의 모습을 담은 '장미한 기록'이다. 상견례를 닷새 앞두고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뇌사에 빠진 아들의 장기를 기증한 홍우기씨, 세 살배기 아들의 장기기증을 결정해야 했던 왕홍주씨 등 도너패밀리의 사연과 그들의 그리움, 희망, 기쁨 등 삶의 면면이 사진으로 담겼다.
22년 전 뇌사한 고1 아들의 장기를 기증해 9명의 환자를 살렸지만 당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는 강호씨의 사진도 전시됐다. 그는 도너패밀리 회장을 맡아 다른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을 돌보고 있다. 강 회장은 "장기기증인 유가족이 국내 6,000여 가정 되는데, 모임이 활성화되지 않아 다들 숨어 있다"며 "사진전으로 가족들의 마음에 위로가 찾아올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뇌사자의 장기기증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주체인 유가족들은 △가족과의 갑작스러운 사별 △기증 결정으로 인한 자책감·후회 △주변의 부정적 시선 때문에 기증 결정 이후에도 이중 삼중의 고통에 노출된다. 김우열 본부 사업국장은 "장기 기증 결정으로 고귀한 생명나눔을 했지만, 그 결정 때문에 힘든 유가족을 존중할 기회가 필요했다"며 "기증자·가족에 대한 예우·추모가 더 잘되고, 장기 기증으로 '생명이 이어진다'는 긍정적 인식이 확대되면 기증 희망등록도 자연스레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엔 사진전 개막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는 사진전의 주인공인 도너패밀리 25명과 이식인 및 가족 9명이 참석했다. 박진탁 본부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장기기증 유가족들은 떠나 보낸 가족을 평생 잊지 못한다"며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위로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생후 78일 만에 담도 폐쇄 진단을 받았다가 30대 기증인으로부터 간을 기증받아 건강을 회복한 김리원(7) 양도 행사에 참여했다. 김양의 어머니인 이승아(35)씨는 이식인을 대표해 감사 편지를 읽었다. 이씨는 "딸과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마다 우리 가족에 평범한 일상을 선물해주신 분을 떠올린다"며 "건강히 커 준 아이를 한번 보여드릴 수 있다면 대단히 어려운 결정을 한 유가족에 위로가 될까 싶어 왔다"며 감사를 표했다.
2010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고(故) 왕희찬 군의 동생이자 도너패밀리인 왕수현(13) 양은 이식인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그림을 그려 김양에게 전달했다. 왕양은 "오빠의 생명이 이식인들의 삶 속에서 힘차게 뛰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건강과 행복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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