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퍼스트레이디 김건희', 차림새는 화려했지만 걸음걸이는 조심스러웠다

입력
2022.05.10 20:30
2면
구독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장막을 걷고 나왔다. 김 여사는 대통령 취임식을 통해 대선 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력 부풀리기’ 의혹 등으로 지난해 12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로는 5개월 만이다.

길어진 칩거 기간만큼이나 김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쏟아졌다. '블랙 앤드 화이트 패션'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스스로는 돋보이지 않으려는 듯, 내내 윤 대통령보다 한두 걸음 뒤에 서 있었다. 김 여사는 앞으로도 당분간 조용한 내조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스 코드는 블랙&화이트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선 이후 첫 공식 행보에서 김 여사는 상황에 적절한 흑백 대비 차림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선 이후 첫 공식 행보에서 김 여사는 상황에 적절한 흑백 대비 차림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뉴스1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섰다. 김 여사는 검은색 치마 정장에 검은색 구두 차림이었다. 국립현충원 참배를 위한 복장이었다.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지지자들에게 목례를 했다.

김 여사는 무늬가 전혀 없는 흰색 원피스에 흰색 구두를 신고 취임식에 나타났다. 허리엔 커다란 흰색 리본을 묶었다. 햇빛을 받아 더없이 화려해 보였다. 다만 김 여사를 보좌하는 인사는 “처음 국민에게 겸손하게 인사하는 자리라는 뜻을 담아 흰색을 선택했다”고 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한복을 입지 않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정숙 여사도 원피스 재킷을 입었다.

尹 한 걸음 뒤에서 '겸손 모드' 유지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 여사는 이날 서초구 자택→현충원 참배→취임식 행진 및 퇴장 등 모든 동선에서 윤 대통령과 1~2m가량 간격을 두고 걸었다. 김 여사의 위치가 멀어지면 윤 대통령이 뒤를 돌아보며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할 정도였다. 그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ㆍ박근혜 전 대통령 등 귀빈에게 인사를 건넬 때도 한 걸음 물러나 ‘90도’ 인사를 했다. 2017년 취임식 당시 김정숙 여사가 문 대통령과 나란히 걸으며 일정을 소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통령 부인답게 윤 대통령을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도 수차례 포착됐다. 취임식이 끝난 후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 내외를 환송하는 사이, 김 여사는 홀로 남은 박 전 대통령을 차량까지 직접 의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차량에 오르고 문이 닫혔는데도 윤 대통령이 차량 가까이에 서 있자 김 여사가 팔을 잡아당기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코바나컨텐츠 접는다... "조용한 내조 전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 여사의 이런 ‘로키(low-key)’ 행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및 허위 학력, 경력 의혹 등 과거 이력 논란으로 전면 등판에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당분간 조용한 내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통령 배우자가 동행해야 하는 공식 행사나 외교 일정 외에는 개인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김 여사는 운영하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도 휴ㆍ폐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에선 그가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전시기획 업무를 계속하는 ‘일하는 퍼스트레이디’ 모델을 염두에 뒀으나,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감안해 공개 행보를 가급적 피하는 쪽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석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