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한 방 없었지만... 민주당 "한동훈은 부적격"

입력
2022.05.10 19:59
수정
2022.05.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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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임명 강행할 듯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9일 오전부터 10일 새벽까지 17시간 넘게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멤버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화력을 집중했음에도 '결정적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당 안팎에선 "결과적으로 한 후보자의 체급만 키워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불필요한 실수 연발로 한동훈 약점 가려

한 후보자 딸의 '스펙 쌓기'를 둘러싼 조작이나 '부모 찬스' 의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처럼 국민적 공분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였다. 이에 "입시에 활용하지 않았고 그럴 목적도 없다"는 한 후보자의 답변도 공직 후보자로서 적절한 자세는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치밀하지 못한 준비로 실수를 연발하면서 오히려 이 같은 한 후보자의 약점이 가려지는 효과만 가져왔다. 김남국 의원은 한 후보자 딸 관련 의혹을 추궁하면서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로 착각해 질의했고, 최강욱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스펙 쌓기를 위해 복지관에 노트북을 기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기부자인 '한OO'을 한 후보자의 딸로 넘겨짚었다. 그러나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 "한국쓰리엠 같다"고 답했다. 회사 명칭을 한 후보자의 딸 이름으로 오인한 것이었다.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인 '조국 사태'를 먼저 거론하며 역공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과잉 수사를 지적하는 민형배 무소속 의원에게 "(민주당 지도부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걸로 알고 있고, '조국의 강'을 건넌 것으로 아는데 저희(검찰)가 그러면 조국 수사를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 여쭙고 싶다"고 반격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임은정·한동수에 질문 쏟아내며 공격력 분산

민주당은 청문회 증인으로 친(親)문재인 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불러놓고, 이들에게 한 후보자의 핵심 의혹과 동떨어진 질문을 쏟아내면서 공격력이 분산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블랙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 것은 한 후보자를 충분히 코너로 몰 수 있는 소재였지만 변죽만 울린 것 같다"며 "몇몇 의원들은 먼저 흥분해서 한 후보자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며 박한 평가를 내렸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에서 "몇몇 의원 분들이 자료를 조사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좀 오류가 있었던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거의 대부분 (한 후보자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의 결정적 한 방을 찾지 못한 것을 한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 탓으로 돌린 것이다.

민주 "한동훈=부적격' 판정에도... 尹 임명 강행할 듯

민주당은 이미 한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판정을 내린 상황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지명한 것 자체가 '야당과 협치를 포기하고 사정 정국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에 부적격 판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장관 후보자의 경우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반발에도 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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