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인삼공사 꺾고 구단 첫 통합우승 새 역사

입력
2022.05.10 22: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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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 5차전 86-62로 인삼공사 제압
한때 12점 뒤졌지만, 3·4쿼터 54점 몰아쳐
전희철 감독 '부임 첫해 통합우승' 진기록
"숟가락 얹은 기분…선수들이 저를 채워줬다"

서울 SK가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SK가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SK가 안양 KGC인삼공사를 꺾고 구단 사상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데뷔 첫해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 사실 제가 부족한 게 많은데 이를 선수들이 채워줬다. 저는 그냥 숟가락을 얹은 것 같다.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SK는 10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에서 KGC인삼공사를 86-62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만든 SK는 1999~2000시즌, 2017~18시즌에 이은 구단 통산 3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사상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전반까진 KGC인삼공사가 앞서 나갔다. 4차전 변칙 라인업이 실패로 돌아간 김승기 감독은 주전 선수로 스타팅 멤버를 구성해 초반부터 SK를 몰아붙였다. 오마리 스펠맨은 1쿼터 상대 진영에서 스틸한 공을 직접 덩크로 마무리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전성현의 3점슛도 터졌다. 2쿼터 막판엔 양희종의 패스를 공중에서 받은 스펠맨이 엘리웁 덩크에 성공하면서 37-32로 5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3쿼터도 초반까진 KGC인삼공사가 리드했다. 스펠맨의 수비 리바운드로 얻어낸 공격권을 문성곤이 깔끔한 3점슛으로 연결해 한때 12점 차까지 점수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뒤늦게 시동이 걸린 SK의 추격은 매서웠다. 스펠맨이 휴식을 위해 교체 아웃된 사이 홈 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SK의 거센 반격이 이어졌다. 골 밑에서 대릴 먼로를 압도한 최준용은 림 정면 먼거리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준용은 다음 공격 기회에서 얻어낸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시켜 53-52 역전을 만든 뒤 팀 속공 상황에서 덩크까지 터뜨렸다.

4쿼터도 SK의 시간이었다. 김선형, 안영준의 득점에 이어 자밀 워니의 덩크슛으로 11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KGC인삼공사는 추격을 이어갔지만 4쿼터 6분 37초를 남기고 스펠맨이 5반칙 퇴장을 당하며 무너졌다. SK는 경기 종료 2분 여를 남기고 20점 차 이상 달아나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최준용은 21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 워니는 28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선형도 20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기자단 투표 총 95표 중 66표를 휩쓸어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김선형은 경기를 마친 뒤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사실 챔프전을 준비하면서 잠을 잘 못 잤다. 불안감도 있었고 왜 정규리그에서 1승5패로 (KGC인삼공사에) 열세였는지 생각이 맴돌았다. 그만큼 절실했다"며 "이번에는 안 울 줄 알았는데, 결국 울음을 참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분위기 싸움에서 승리했다"며 "아직 제 챔피언 반지가 2개인데 다섯 손가락이 찰 때까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10년 간 문경은 전 감독을 코치로 보좌했던 전 감독은 사령탑 승격 첫 시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부임 첫 해에 통합 우승을 한 건 2001~02시즌 대구 동양 오리온스 김진 감독 이후 두 번째다. 여기에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챔프전 우승을 경험하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전 감독은 "전반전에 많이 밀렸지만 선수들은 이미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역시 SK는 반전의 재미를 아는 선수들이었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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