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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귀향에 들썩이는 양산 평산마을… 대규모 인파 몰린다

입력
2022.05.10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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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로 통도사역 내려 평산마을 이동
입주 당일 외부차량의 마을 진입 통제
입주 후 환영·반대 시위 잇따라 예정

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 후 퇴근 인사가 예정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이 지지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 후 퇴근 인사가 예정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이 지지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9일 밤 12시 종료됐다. 재임 중 여러 차례 "퇴임 후 잊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친 그는 현직 칭호를 뗀 뒤 전직 타이틀을 달고서 취임 전 거주지 경남 양산시로 돌아간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곧바로 지방으로 옮겨가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시 봉하마을행 이후 두 번째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낮 12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2시 30분쯤 울산(통도사)역에 도착한다. 이어 역 광장에서 20여 분간 간단한 환영행사를 한 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로 이동한다. 역에서 평산마을 사저까지 거리는 20km로, 차량 이용 시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 귀향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회관에 '문재인 대통령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적힌 화환이 놓여 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임기를 마친 후 오는 10일부터 양산 사저에서 거주한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 귀향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회관에 '문재인 대통령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적힌 화환이 놓여 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임기를 마친 후 오는 10일부터 양산 사저에서 거주한다.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을 이웃으로 맞이할 평산마을 주민들은 "동요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겠다"는 반응이다. 사저 바로 앞에 거주하는 박진혁(46)씨는 “우리도 이런 관심이 부담스러운데 대통령은 오죽하겠느냐”며 “그냥 평소처럼 각자 하던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때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주민도 “정치적 평가를 떠나 평범한 이웃으로 녹아들 수 있게 일단은 대통령을 좀 내버려두면 좋겠다”며 “영축산 등산도 하고, 금목서·은목서(향이 강한 물푸레나무과의 꽃나무) 향기도 맡으며 보통사람처럼 편하게 지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시 애국시민(민초)과 온나라 대한민국 애국단체 연합이 지난 8일 오후 양산 통도사 환타지아 주차장 입구에서 문재인 대통령 귀향 반대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경남 양산시 애국시민(민초)과 온나라 대한민국 애국단체 연합이 지난 8일 오후 양산 통도사 환타지아 주차장 입구에서 문재인 대통령 귀향 반대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주민들의 이런 바람과 달리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하는 10일 이후 평산마을 사저 주변에서는 지지단체와 반대단체의 집회로 인해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어린이날 연휴에도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몰려와 마을 이장의 집을 항의 방문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저 귀환 당일 최소 5,000명에 이르는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전망한다.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입주 때는 1만 명,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 입주 때는 6,000여 명이 몰렸다.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대통령 경호법에 따라 사저 등 경호구역은 귀향 당일 집회가 모두 통제된다”면서도 “대규모 인원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만반의 상황에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귀환 당일은 마을로 진입하는 외부차량도 통제된다. 양산시는 통도사 입구 삼문주차장과 통도환타지아 주차장을 임시주차장으로 확보해 외부 방문객이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주차장에서 사저까지 거리는 2km에 달해 최소 20분 이상을 걸어야 한다. 경찰은 차도와 인도를 펜스로 분리하고 방문객들에 대한 소지품 검사도 시행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 귀향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은 시민이 대통령 사저 및 경호 시설을 멀리서 관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내외 귀향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은 시민이 대통령 사저 및 경호 시설을 멀리서 관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 전 대통령 부부는 2020년 4월 14억7,000만 원을 들여 평산마을 일대 2,630.5㎡(약 795.6평) 규모의 대지를 구입했다. 기존에 살던 양산시 매곡동 자택은 경호시설이 들어설 공간이 없어, 사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사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통도사와는 2㎞, 노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과는 60㎞가량 거리에 있다.

양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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