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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조작' 피해자 유우성 "동생 유가려, 이시원 비서관 내정에 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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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씨가 자신을 기소했던 이시원 전 검사의 공직기강비서관 내정 소식에 믿을 수가 없다며 "제대로 된 인사를 다시 했으면 좋겠고 이 전 검사님은 사과하고 사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9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지난 5일 가족들과 놀러가려고 준비하다가 아는 기자에게 들었다. 동명이인 아니냐고 생각할 정도로 상상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아주 오래된 일도 아닌데 이게 현실인가. 도저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동생 가려씨는 이 전 검사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그날 저녁에 알렸다고 했다. 그는 "동생이 그렇지 않아도 많이 힘든데 통곡하고 울면서 '정의라는 게 무엇이냐. 이게 말이 되냐'고 했다"고 말했다.
가려씨는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북한이탈주민을 조사하는 국가정보원 산하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에서 수사관들의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오빠 유우성은 간첩"이라고 거짓 진술을 했다.
①유씨는 북한이탈주민 200명의 명단을 북한에 넘겼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2013년 기소됐는데 ②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자 ③2심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은 조작된 증거를 검찰에 제시하고 검찰은 이를 그대로 법정에 제출했다. 그러나 ④유씨 변호인이 조작된 증거임을 폭로, 유씨는 항소심에 이어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여권법 위반 등만 유죄 판단해 유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5만 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⑤검찰은 유씨가 북한에 돈을 보냈다는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2014년 별건 기소했다. 그러나 ⑥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대북 송금 혐의에 대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며 공소 기각했다. 법원이 공소권 남용을 이유로 공소기각한 첫 사례였다. 유씨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만 벌금 700만 원을 확정받았다.
유씨는 대법원 확정 판결 약 한 달 후 별건 기소를 한 검찰 지휘부 라인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했다. '윤석열 라인'으로 불리는 이두봉 인천지검장, 안동완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 김수남 전 검찰총장, 신유철 전 검사장 등이 대상이다.
유씨는 동생 가려씨가 국정원에서 검찰로 넘어와 처음 만난 검사가 이 전 검사라고 했다. 유씨에 따르면 가려씨는 검찰이 국정원과 다른 조직이라고 생각해 희망을 갖고 이 전 검사에게 "모든 게 다 거짓말이고 우리 오빠는 간첩이 아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전 검사는 수사관들을 다 나가라고 한 뒤 가려씨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희 가족을 도와줄 수 없다"며 기존 거짓 진술을 유지하라는 취지로 동생을 회유했다고 한다.
유씨 또한 이 전 검사가 "수사부터 기소까지 모두 책임졌던 인물"이라며 책임을 물었다.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 줄 증거가 빠졌다는 것을 그가 몰랐을 리도 없다고 했다. (북한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중국에서 찍은) 사진이 휴대폰 어느 폴더에 있는지까지 국정원 조사 때부터 상세하게 말했다면서다.
유씨는 "국정원이 조작의 큰 틀을 만들었다면 검찰은 그것을 감시하고 지휘하려고 해야 하잖나"며 "그런데 검찰은 모든 내용을 알고도 조작에 가담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려씨에게 협박과 가혹행위를 해 거짓 자백을 받아낸 국정원 수사관들은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검사 등은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유씨는 "피해자 입장에서 정직 1개월은 휴가를 준 거라고 생각된다. 3년 가까이 이 사건을 담당한 사람들인데 너무 억울하고 말도 안 된다"고 호소했다.
유씨는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담당 수사관이나 검사들을 만났는데도 뻔뻔하게 한 명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만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권고로 2019년 유씨 가족에게 사과했다.
유씨는 담당 검사들을 고소·고발도 했다. 그러나 "(검찰이) 처음 언론에서 관심을 가지면 조금 조사하는 척하다가 공소시효가 얼마 안 남을 시기에 슬그머니 불기소 처분을 했다. 두 번씩이나 그랬다"며 "이시원, 이문성 검사를 다시 고소하려고 해도 시효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씨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후보 시절 대한민국을 공정과 상식이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죄를 짓고 처벌받아야 할 사람이 공직 기강을 바로잡는 중책을 맡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에게는 인사를 다시 할 것을, 이 전 검사는 사과하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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