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논란엔 '모르쇠'… 정호영 지지 나선 의사단체들

입력
2022.05.08 16:15
수정
2022.05.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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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역 의사회들이 3일 연속 릴레이 지지 선언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정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등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의료계 내에서도 '의사 출신 장관'을 만들어 보겠다는 속셈이 너무 뻔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전·충북·충남 의사회는 8일 "코로나19가 조속한 시일 내에 엔데믹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코로나19에 대한 지휘 경험이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분명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 후보자는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역 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제주도 의사회도 "의료전문가이자 탁월한 행정가인 정 후보자가 새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자격와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 후보자 출신 지역인 대구·경북 의사회가 지난 6일, 광주·전남·전북과 인천 의사회 등이 7일 정 후보자 지지 입장문을 내놓은 데 이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 의사회들이 돌아가며 내놓은 입장문에 정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과 관련된 내용은 단 한 줄도 없다. 이를 두고 의료계 내에서는 의사들이 같은 의사 출신 장관을 등에 업고, 최근 불거진 직역 간 갈등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적인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간호법 제정을 둘러싸고 간호계와 직접 대립하고 있으며,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전문가 자격을 놓고는 한의사·치과의사들과 간접적인 갈등 상황에 놓여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의사 출신 장관이 임명되면, 현재 당면한 직역 간 갈등 판도가 의사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겠느냐"며 "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는 귀를 닫은 채 릴레이 입장문을 내 임명을 촉구하는 것은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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