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카 혈관염', 류마티스 인자 보유하면 근육통·관절통 심해져

입력
2022.05.0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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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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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앙카(ANCA) 혈관염’ 환자가 류마티스 관절염의 자가 항체인 류마티스 인자를 보유하면 근육통ㆍ관절통 등이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말기 콩팥병으로 악화할 확률은 낮았다.

안성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와 이상원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연구팀이 앙카 혈관염 류마티스 인자가 동반하면 전신 질환 증상은 심하지만 합병증인 콩팥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앙카 혈관염’은 면역 계통 이상으로 혈관 벽에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주로 ‘미에로페록시다제’라는 앙카 항체가 발견된다.

앙카 혈관염은 혈액검사와 의사의 종합적 판단으로 진단된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통 피부ㆍ콩팥ㆍ폐 등 장기에 염증이 나타나며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등을 투약해 치료한다.

류마티스 인자 검사는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위해서 주로 시행된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75% 정도가 양성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류마티스 인자는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 다른 자가면역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앙카 혈관염 환자에서 류마티스 인자가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비율과 임상적 연관성은 아직 자세히 밝힌 연구는 없었다.

따라서 연구팀은 앙카 혈관염 환자가 류마티스 인자를 가지고 있을 확률, 환자의 임상적 특징과 예후를 밝히려 연구를 진행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2005~2020년 앙카 혈관염으로 치료받은 214명을 대상으로 류마티스 인자와 앙카 존재 여부와 더불어 환자들의 특징을 조사했다. 류마티스 인자, 앙카 양성 환자는 109명(50.9%), 174명(81.3%)이었다.

또 류마티스 인자, 앙카 양·음성에 따라 환자를 4개 군으로 나눠 염증이 나타나는 증상과 사망률, 말기 콩팥병 진행률, 재발률 등 예후를 분석했다. 류마티스 인자 양성·앙카 양성인 환자군에서 근육통, 관절통, 발열,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이 58.5%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혈액검사에서 염증 지표인 C-반응성 단백, 적혈구 침강 속도, 백혈구 수치가 44.5㎎/l, 78.5㎜/h, 1만 1833/㎣로 류마티스 인자 음성ㆍ앙카 양성인 환자군이 보인 7.7㎎/l, 56.5㎜/h, 7510/㎣에 비해 모두 높았다.

환자 예후에서는 사망률과 재발률의 경우 4개의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류마티스 인자 양성·앙카 양성인 환자군의 30개월 사망률과 재발률은 13%, 35%였다.

앙카 혈관염의 주요 합병증인 말기 콩팥병 진행률에서 차이가 발견됐다. 류마티스 인자 양성·앙카 양성인 환자군의 30개월 말기 콩팥병 진행률은 14%였다. 특히 류마티스 인자 음성·앙카 양성 환자의 말기 콩팥병으로 진행할 확률이 26%로 오히려 높았다.

안성수 교수는 “앙카 혈관염 환자가 류마티스 인자를 보유하면 독특한 임상적인 양상과 예후를 보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로 앙카 혈관염에 대한 이해를 높인 동시에 환자 치료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류마톨로지(Rheumatology)’ 최신 호에서 편집자 선정 주요 기사로 발표됐다.

자가면역질환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병균이나 이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이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해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자가면역질환으로는 류마티스관절염이나 전신홍반성낭창(루푸스), ANCA 혈관염 등이 있다.

ANCA(항-호중구 세포질 항체)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호중구 세포 안에 존재하는 단백에 대한 항체로, P-ANCA(MPO-ANCA)와 C-ANCA(PR3-ANCA) 2 종류가 있다.

ANCA 혈관염이란 ANCA라는 항체가 혈관에 존재하다가 면역 조절 이상이 발생하면서 혈관 벽을 공격해 염증을 유발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혈관염은 침범하는 혈관 크기에 따라서 분류한다. ANCA 혈관염은 주로 작은 크기의 혈관, 즉 모세혈관이나 세동맥, 세정맥을 침범하는 혈관염이다. ANCA 혈관염에는 3개의 세부적 혈관염이 포함된다.

우선, 현미경적 다발 혈관염(microscopic polyangiitis)과 둘째, 과거 웨게너 육아종증(Wegener granulomatosis)으로 불리던 육아종증 다발혈관염(granulomatosis with polyangiitis), 그리고 마지막으로 척-스트라우스 증후군(Churg-Strauss syndrome)으로 불리는 호산구성 육아종증 다발 혈관염(eosinophilic granulomatosis with polyangiitis)이 ANCA 혈관염에 해당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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