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은 공포감'… 공황장애, 어떻게 극복하나?

입력
2022.05.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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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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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위너 멤버이자 방송인 송민호는 최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본인이 현재 공황장애와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공황장애는 연예인들이 잇따라 투병 사실을 고백하면서 널리 알려진 병이다.

최근 코로나19, 노후 불안감, 불안한 직장ㆍ사업 등으로 일반인도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공황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수는 2020년에만 19만6,443명이나 되는 등 최근 5년 새 60% 넘게 증가했다.

공황장애란 곧 어떤 위중한 일이 생길 것 같은 극심한 불안감으로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일어나는 일종의 도피 반응이다. 실제로 위험 대상이 없는데도 죽거나 미치거나 자제력을 잃을 것 같은 공포감이 동반된다.

공황장애와 공황발작은 구별해야 한다. 공황발작이란 그럴만한 이유가 있든 없든 간에 극도의 공포감이 갑자기 밀려와 몇 분 이내 최고조에 이르다가, 2~30분 지나면 언제 그랬나 싶게 사라지는 현상이다.

공황발작을 겪는다고 무조건 공황장애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이를 두려워하고 피하기 위해 발생하기 쉬운 장소ㆍ상황을 피하기 시작하면 공황장애로 진단한다.

미국정신의학회의 DSM-IV에 따르면 나열된 증상 중 4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공황발작을 경험했다고 판단한다.

△가슴이 두근거림, 심장이 두근거림 또는 심장박동 수 증가 △땀 흘림 △떨림 또는 전율 △숨 가쁜 느낌 또는 숨 막히는 감각 △질식감 △흉부 통증 또는 불쾌감 △메스꺼움 또는 복부 고통 △어지럽거나 불안정하거나 머리가 띵하거나 기절할 것 같은 느낌 △비현실감 △자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또는 미칠 것 같은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감각 이상이나 마비 △오한 또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 중 4가지 이상 해당하면 공황장애로 진단한다.

공황장애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천재지변ㆍ전쟁ㆍ사고ㆍ범죄 등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 접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극도의 공포를 느낀다.

문제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공포 반응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환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

호흡기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환자들은 ‘숨이 콱 막힌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기도가 막힌 것이 아닌데도 숨을 가쁘게 몰아 쉬고, 팔다리가 저리면서 심하면 사지에 경련을 일으킨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심장마비가 온 것 같다’고 표현한다. 가슴이 꽉 막히고 통증이 느껴지며, 심장이 계속 방망이질하듯 뛰어서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 밖에 토할 것 같거나,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거나, 사람들 앞에서 대ㆍ소변을 실수할 것 같은 느낌 등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정성훈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잦은 발작을 막으려면 초기에 반드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우울증 약제나 신경안정제 계통이 공황발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적어도 매주 한 번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약을 먹어야 한다. 발작 횟수가 줄어들어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가 되면, 매일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먹는 식으로 횟수를 줄여나간다.

상당수 환자들은 공황발작이 나타나지 않아도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밀폐된 공간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발작이 처음 시작된 경우가 많은데, 다시는 그런 곳에 가지 못하는 식이다.

이럴 땐 기약 없이 약물 치료를 지속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를 하는 도중에는 계속해서 두려워하는 상황을 접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정성훈 교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라서 전처럼 심한 발작이 나타나진 않는다”며 “이를 견뎌내지 못하면 평생 극복하기 어려워지므로 약물의 도움을 받아 치료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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