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승리 '일등공신' 2030 민심이 흔들린다

윤석열 대선 승리 '일등공신' 2030 민심이 흔들린다

입력
2022.05.06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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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바라보는 2030세대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는 기간임에도 2030세대 사이에서 윤 당선인 지지율은 40%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2030세대는 전통 보수층인 6070세대와 함께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견인한 신(新) 지지층으로 꼽혔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과정의 소통 부족, 새 정부 초대 내각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의 ‘부모 찬스’ 논란, 2030 맞춤형 공약 파기 등 때문에 윤 당선인에 대한 이들의 기대가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뒤늦게 ‘집토끼 붙들기' 총력전에 나섰다.

30대의 34%만 “尹, 직무수행 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달 2~4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사가 함께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30대 응답자 사이에서 "윤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52%에 달했다. "잘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41%)보다 11%포인트 높았다. 20대에서는 긍정적 전망(47%)과 부정적 전망(48%)이 비등해 대선 전보다 기대가 꺼진 것으로 나타났다. 50, 60대와 70세 이상에서 긍정적 전망이 60%를 넘은 것과 대조적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국정수행 전망 조사엔 새 정부 기대감이 반영돼 실제 여론보다 후하게 나온다”며 “2030세대의 국정 기대감이 50%에도 못 미치는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지난달 25~29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에 대한 20대의 부정적 전망은 50.9%로, 긍정 전망(40.2%)보다 10.7%포인트 높았다. 30대에서는 긍정 전망(49.1%)이 부정 전망(44.5%)과 비슷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1주(4~8일)부터 4주(25~29일)까지 매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윤 당선인 지지율은 45.0→47.9→43.3→40.2%로, 하향세다.

윤 당선인의 직무를 평가하는 조사 결과는 더 박하다. 지난달 26~28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30대의 46%가 "윤 당선인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34%에 그쳤다. 20대에서도 "잘못한다"(48%)가 "잘한다"(41%)보다 많이 꼽혔다.

윤 당선인은 60대 이상 장년층 지지세에 2030 표심을 더하는 '세대포위론'을 앞세워 대권을 잡았다. 지상파 3사의 대선 출구조사를 기준으로 윤 당선인은 20대에서 45.5%, 30대에선 48.1%를 득표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2030세대 득표율이 30%대 초반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윤 당선인의 2030세대 동원 전략은 효과를 거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2030의 ‘윤심(尹心)’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尹, 공정의 화신 자처했는데… ‘아빠의 힘’ 내각 비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배경은 여러 가지다. 먼저 윤 당선인이 대선 직후 ‘1호 과제’로 추진한 집무실 이전부터 호응을 얻지 못했다. 3월 22~2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20대의 57%, 30%대의 63%가 ‘청와대 유지’ 입장을 밝히는 등 반대 여론이 거셌지만, 윤 당선인이 이전을 강행하며 ‘독선 이미지'가 강화됐다. 여기에 ‘부모 찬스’ 등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사를 둘러싼 불공정 의혹이 결정타가 됐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싫어 윤 당선인을 선택한 중도 성향의 2030들이 흔들리고 있다. 공정과 상식의 회복이라는 기대감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여성가족부 폐지’와 ‘병사 월급 200만 원 인상’ 등 주요 공약에 대해 유예 또는 재검토 결정을 내린 것은 핵심 지지층인 2030 남성의 이탈을 부채질했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2030의 지지세가 흔들리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인수위가 핵심 공약을 철회하며 배경을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는 등 대응 방식이 우려된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 당선인 대변인실 등이 5일 "여가부 폐지와 병사 월급 200만 원 인상 공약을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낸 것은 지지층 달래기 차원이다.

손실보상 공약 파기 논란, 심상찮은 자영업자 민심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에선 윤 당선인의 또 다른 지지기반인 자영업자 여론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출구조사 기준 윤 당선인의 자영업자 득표율은 50.9%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46.9%)를 4%포인트 앞섰다. 소상공인 1곳당 방역지원금 600만 원 일괄 지급, 총 50조 원 규모의 손실 보상하겠다는 공약이 주효했다. 최근 인수위가 ‘차등 지급’ 방침을 밝히면서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사이에서는 “희망고문만 당했다”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예상보다 소상공인 반발이 더 거세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될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기대에 못 미치면 민심 이탈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25~29일 리얼미터 조사에선 자영업자의 54.6%가 윤 당선인의 국정수행을 긍정 전망(부정 42.0%)하는 등 여전히 기대를 품고 있지만, 언제든지 수치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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