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셀수록 재감염률 상승...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 어쩌나

입력
2022.05.05 17:30
8면
구독

변이 등장 때마다 재감염률 상승
델타<오미크론<스텔스 오미크론
"재감염 막으려면 백신 맞아야"
다음주 확진자 1만명 이하 관측도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해질수록 코로나19에 두 번 이상 감염되는 비율(재감염률)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면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 이하로 내려갈 것이란 예측이 나왔지만, 반대로 재감염 위험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이 국내에도 유입,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백신 접종과 방역수칙 준수 말고 재감염 예방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안 보인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총 5만5,906명이 코로나19에 두 번 이상 감염돼 국내 재감염 발생률(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 비율)은 0.35%로 추산된다. 재감염자들은 대부분 두 차례 감염됐고(99.9%), 세 차례 감염된 사람은 65명(0.1%)이다. 재감염자의 99%는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된 1월 이후 발생했다.

BA.1 유행 때 재감염률 0.3%, BA.2 유행에 0.43%로

2021년 이후 주차별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 비율. 질병관리청 제공

2021년 이후 주차별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 비율. 질병관리청 제공

재감염률에는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영향을 미쳤다. 전파력이 강할수록 재감염자가 늘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전만 해도 재감염률은 0.01%에 그쳤다. 하지만 델타 변이가 우세화한 지난해 7~12월에는 0.13%까지 올랐고, 오미크론 변이(BA.1)가 우세화한 1월 말 0.3%로 상승했다.

BA.1보다 전파력이 30% 정도 강한 것으로 알려진 하위 변이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우세화한 3월 20일 이후에는 재감염률이 0.43%로 뛰었다. 질병청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확진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재감염 추정 사례 증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BA.4 확산에… 영국 "곧 우세종 될 것"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을 찾은 관광객들이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거닐고 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규제 조치를 전면 해제한 뒤 런던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을 찾은 관광객들이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거닐고 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규제 조치를 전면 해제한 뒤 런던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앞으로 BA.2보다 전파력이 강한 하위 변이의 국내 유입·전파는 시간문제다. 재감염률이 오를 변수가 속속 튀어 나온다는 얘기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재감염률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3일 BA.2보다 확산 속도가 24~27% 빠른 BA.2.12.1이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미국에서 입국한 사람이 감염된 해외 유입 사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오미크론의 또 다른 하위 변이인 BA.4와 BA.5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남아공은 오미크론이 처음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BA.4와 BA.5 확산으로 3일 기준 최근 7일간 발생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4,610명이 됐다. 지난달 2일(7일간 평균 하루 956명)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늘었다. 남아공 연구팀은 BA.4와 BA.5가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을 가졌다고 보고했다. 영국에선 이들 하위 변이가 곧 오미크론을 제치고 우세종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남아공을 포함한 15개국에서 확인됐는데,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백신 1차 접종군 재감염률 0.64%… 3차는 0.21%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이 4일 서울 용산구의 한 의원에서 코로나19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이 4일 서울 용산구의 한 의원에서 코로나19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다행스럽게도 확진자 수는 아직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가 4일 발표한 유행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권오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공공데이터분석연구팀장은 1주일 후 전국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명 이하로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정일효 부산대 교수는 10일까지 2만5,000명 수준, 11~17일에는 1만6,191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재감염을 막을 방법은 예방접종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력은 재감염을 막는 중요한 요소"라며 3, 4차 접종률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청 역시 "60세 이상 4차 접종 계획은 신규 변이 등 불확실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접종력이 높을수록 재감염률은 감소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미접종자와 1차 접종군의 재감염률은 각각 0.54%, 0.64%였지만, 2차 접종군에선 0.41%로 떨어졌다. 3차 접종군의 경우 0.21%로 1차 접종군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류호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