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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킥보드 타다 대인사고 … 법 개정으로 '음주운전 처벌'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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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채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행인을 들이받아 다치게 한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옛 도로교통법이었으면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는 사건이었지만, 판결이 이뤄지기 전에 법이 개정되면서 좀 더 낮은 형벌이 적용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신형재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및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음주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가 비교적 높은 점, 초범이고 피해자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오전 4시쯤 술에 취한 상태로 킥보드를 타다 인도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B씨를 치어 전치 6주의 골절상을 입혔다. 당시 A씨는 혈중 알코올농도 0.111%로,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었다면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검찰은 A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2020년 12월부터 시행된 음주운전 처벌규정(도로교통법 148조의2)을 적용했다. 해당 조항은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는데, 옛 도로교통법은 그 대상을 자동차, 자전거 등으로 폭넓게 적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부터 킥보드를 자전거와 함께 '개인형 이동장치'로 별도 분류하는 기준이 신설되면서 A씨에게 적용될 처벌 기준도 낮아졌다. 개정법에서 개인형 이동장치가 음주운전 처벌규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도로교통법상 '킥보드 음주운전' 처벌 근거는 '20만 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태료 처분'(156조 11호)만 남은 것이다.
이에 검찰은 예비적 공소사실에 개정 처벌 규정을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은 A씨에게 신규 처벌 규정만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개정 도로교통법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이용자 증가 등 도로교통 환경 변화에 따라 과잉처벌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신설한 것"이라며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 행위에 대한 법정형을 대폭 낮춘 것도 종전 처벌 규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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