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을 닮은 지심도의 일출

입력
2022.05.09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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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의 작은 섬 지심도 해안 전망대에서 본 일출이 장관이다. 멀리 부산 앞바다의 형제섬이 어렴풋이 보인다.

경남 거제시의 작은 섬 지심도 해안 전망대에서 본 일출이 장관이다. 멀리 부산 앞바다의 형제섬이 어렴풋이 보인다.

경남 거제시 장승포항에서 뱃길로 15분 남짓 거리에 위치한 지심도(只心島)는 하늘에서 본 섬 모양이 마음 심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지심도의 진면목은 역시 동백이다.

12월에 피기 시작해 3, 4월 절정인 동백꽃을 보기에는 5월은 늦은 계절일지 모른다. 섬 전체를 뒤덮은 동백꽃은 이미 다 떨어지고 가끔 남아있는 동백은 숨바꼭질하듯 나뭇잎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지심도 동백이 대부분 다 떨어졌지만 땅에 떨어진 동백이 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마치 떠오르는 붉은 태양처럼 환하게 보인다.

지심도 동백이 대부분 다 떨어졌지만 땅에 떨어진 동백이 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마치 떠오르는 붉은 태양처럼 환하게 보인다.

그렇다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 동백뿐 아니라 각종 상록수림이 울창한 숲길을 걷는 것은 또 다른 묘미를 안긴다. 낮에도 햇빛을 볼 수 없어 마치 터널을 걷는 기분이 든다. 가끔은 나뭇잎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빛이 보석처럼 눈부시지만, 이 조명을 받은 이름 모를 꽃들과 잎사귀들도 아름답게 보인다.

경남 거제시의 작은 섬 지심도 해안전망대에서 본 새벽 바다, 밤새 불을 밝히고 있는 배들이 잔잔한 파도에 편안하게 보이는 순간 하늘에는 여명이 아름답게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한다.

경남 거제시의 작은 섬 지심도 해안전망대에서 본 새벽 바다, 밤새 불을 밝히고 있는 배들이 잔잔한 파도에 편안하게 보이는 순간 하늘에는 여명이 아름답게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한다.

어두워진 밤길 산책로 끝에서 맞닥뜨린 전망대에서는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별들을 만날 수 있다. 어느덧 하늘이 동백과 견줄 만한 붉은빛을 띠면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이어 붉은 여명을 시샘하듯 더욱 찬란한, 마치 성냥 앞 빨간 불씨처럼 뜨거운 태양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동백이 사라진 지심도, 하지만 매일 아침 바다에서는 붉은 동백이 새롭게 피어나고 있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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